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자사의 ESG 개선목표와 대출 이자율을 연계시키기로 했다. 흑인 및 다양한 인종을 더 많이 고용하고, 더 많은 여성을 임원으로 승진시키고, 지속가능한 투자를 늘리면, 블랙록은 더 낮은 대출 이자를 적용 받도록 은행과 금융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현지시각) ft, 블룸버그 등이 보도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20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블랙록은 특정 ESG 개선목표에 따라 44억달러(4조9000억원) 규모의 은행 대출 이자율을 조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SG 목표를 달성하면 블랙록은 더 낮은 대출이자 및 수수료를 내고, 달성하지 못하면 높은 이자를 내야 한다.
지난해 스타벅스, 맥도널드 등 일부 기업들은 자사의 임원 급여 혹은 인센티브와 ESG 목표를 연계하는 정책을 발표했지만, 블랙록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ESG 목표의 진척사항과 대출비용을 연계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블랙록은 2024년까지 흑인과 라틴계 인종 채용비율을 30%까지 높이고, 매년 여성 관리자 비율을 3%씩 늘리며, 지속가능한 투자 자산을 현행 2000억달러(223조원)에서 2030년까지 1조달러(1119조원)까지 5배 가량 늘릴 예정이다.
블랙록은 이 세 가지 측정기준을 계약서에 포함시켰으며, 이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얻는 대출이자 증가분을 최대 4억달러(4480억원)로 보고 있다.
블랙록의 대변인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동성 관리 전략을 통해 ESG와 재무적 요소를 통합함으로써, 블랙록의 특정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와 책임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랙록의 내부 정책과 문화는 최근 몇 주 동안 주목을 받아왔다. 블랙록의 전직 직원들이 미디엄을 통해 블랙록의 내부 인종차별에 대해 고발하는 장문을 글을 싣자, 최근 직장 민원을 처리할 수사팀을 신설하고 법무법인을 통해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SG목표와 임원 급여 연계하는 금융기관 늘어
한편, 금융기관 및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ESG 목표를 임원 급여 혹은 인센티브와 연계시키는 전략은 유럽기업에 이어 미국기업에도 점차 확산하고 있다. 미국 4대 은행중 하나인 ‘웰스파고(Wells Fargo)’의 찰리 샤프(Charlie Scharf) CEO는 지난해 6월 ‘직원 다양성 및 포용성 목표’를 연말 임원 급여 패키지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5년 내 웰스파고 은행의 흑인 임원 수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블랙록은 내년부터 독자적인 감사를 통해 자사의 영업이 금융시스템 내 인종 불평등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고 최근 블룸버그가 보도하기도 했다.
씨티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인종 다양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각 10억달러(1조2000억원) 이상을 사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씨티의 경우 16명의 이사진 중 여성 비율을 50%로 끌어올려, 세계 20대 은행 중 이사회 다양성 비율이 가장 높아졌다.
블룸버그는 ESG 목표와 임원 급여를 연계하는 것은FTSE 전 세계 지수에서 2684개 기업 중 9%만이 보유한 기준이라고 밝혔다. 미국계 대형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직원간 성별 임금격차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씨티와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등도 인종 다양성 목표를 세운 대표적 금융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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