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부터 2% 비율의 SAF 포함시켜야
EU 의회가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 목표 비율을 2025년부터 2%를 시작으로, 2050년까지 85%까지 높이기로 합의했다고 8일(현지시각) 밝혔다. 당초 행정부가 제시한 2050년 63%보다 더 높은 수치다.
유럽의회는 항공 부문에서 사용되는 녹색연료의 양을 늘리기 위한 EU 규정 초안을 승인했다. 지난해 7월 유럽위원회(EC)가 제시한 계획에 따르면, EU공항에서 연료를 재급유하는 항공기의 경우 상대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를 혼합한 등유를 사용해야만 했다.
당초 항공연료는 2040년까지 32%, 2050년까지 63%를 포함시켜야 했다.
하지만 EU의회는 시작 시기를 2025년으로 명기하고, 2050년 SAF 비율도 대폭 높였다. EU의회가 합의한 최종안은 2025년부터 2%의 SAF를 포함시켜야 하며, 2040년까지 37%, 2050년까지 85%로 SAF 비율을 늘려야 한다.
폐기물 처리 가스, 동물성 지방 바이오연료도 포함
재생가능 전기, 녹색수소도 SAF로 포함시켜
EU의회는 지속가능한 항공연료에 포함되는 연료의 범위도 확대했다. EU에 따르면, SAF는 농업 및 임업 잔류물, 조류, 바이오폐기물 또는 사용후 식용유에서 생산된 합성연료(synthetic fuels) 또는 특정 바이오연료를 포함했다.
하지만 EU의회는 여기에 폐기물 처리 가스에서 생산된 재생탄소 연료, 산업시설의 생산공정에서 파생된 배기가스를 포함하기로 했다. 의회는 이뿐 아니라 동물성 지방에서 파생된 일부 바이오연료를 2034년까지 한시적으로 항공기 혼합연료에 포함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의회는 팜유 부산물과 식량작물류 등은 지속가능성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서 제외하기로 했는데, 여기에는 팜지방산 증류물(PFAD), 중간 작물, 팜유 혹은 콩에서 추출된 증류물 등이 해당된다.
의회는 또 재생가능 전기와 녹색 수소의 경우 혼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항공연료 일부로 포함시켰다. 두 연료 모두 항공 운송의 탄소 제거를 위해 점진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유망한 기술이라는 점에서다.
규칙 초안에 따르면, EU 공항은 항공기 운영회사가 수소 재급유 및 전기 재충전을 위한 인프라를 포함해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항공기금 설립 제안
항공기, 항공사별 EU 라벨링시스템 개발키로
의회는 2023년부터 2050년까지 지속가능한 항공연료, 전기비행기 혹은 수소엔진과 같은 혁신적인 항공기 추진기술 및 새로운 엔진에 대한 연구 투자를 지원하고, 항공 부문의 탈탄소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항공기금(Sustainable Aviation Fund)’의 설립을 제안했다. 이 기금은 이번 규칙의 시행으로 인한 벌금으로 보충할 수 있다고 했다.
유럽의회는 또한 “소비자들이 보다 친환경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2025년까지 유럽위원회에 항공기, 항공사 및 상업비행의 환경성과를 분류하는 EU 라벨링 시스템(EU labelling system)을 개발하도록 위임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은 찬성 334표, 반대 95표, 기권 153표로 채택됐다.
민간 항공부문은 EU의 운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의 13.4%를 차지한다. 리퓨얼EU(ReFuelEU) 항공 이니셔티브는 유럽 기후법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55% 감축하는 ‘핏포55(Fit For 55)’ 패키지의 일환이다.
이번 안건은 지난해 7월 유럽위원회의 제안에 따라 상정됐는데, 이번에 제안된 규칙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며, 정식 법안으로 통과하기 위해서는 9월부터 시작되는 회의에서 유럽의회 및 EU 회원국간에 동의를 얻어야 한다.
덴마크 국회의원 쇠렌 가데는 “유럽시민들에게 강력하고 야심찬 신호”라고 환호하며 “우리는 진정한 녹색유럽을 위루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사들, 높은 혼합연료 목표치 불만
"항공료 인상 요인 돼"
한편, 유럽 주요항공사를 대표하는 협회인 A4E는 “팜유 부산물과 식량작물을 연료 시스템에서 제외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이 조치가 SAF의 합법성을 보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A4E는 “승객들은 앞으로 지속가능한 항공연료의 증가로 인해 사람이나 동물의 식량공급이 희생당하지 않으며, 우리의 환경도 훼손되지 않는다는 점을 믿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항공사들은 의회가 설정한 높은 혼합연료 목표치에 대해 불만 섞인 표정이 역력하다. 항공료의 인상 요인이 된다는 반응이다.
A4E는 “SAF, 특히 E-연료는 앞으로 몇 년 동안 기존의 항공유(제트연료)보다 훨씬 더 비싸게 유지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목표치를 합리적으로 유지하고 정책입안자들은 승객들의 에너지 전환 비용을 제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역협회는 “화석연료로 만들어진 항공유(등유)와의 가격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EU 배출권거래 시스템(ETS)에 SAF 무상할당(allowances)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교통과 환경(Transport & Environment)’은 “SAF에 포함되는 항목 중 동물성 지방은 제외해야 한다”며 “SAF는 삼림벌채, 생물다양성 손실, 식량가격 상승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유럽의 폐기물 기반 및 첨단 바이오연료협회(EWABA)는 환영 성명을 냈다. EWABA측은 단기적으로 SAF 대안이 없기 때문에 유럽위원회의 제안이 항공부문에서 폐식용유가 이를 독점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SAF 공급원료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는 캠페인을 오랫동안 벌여왔다고 유랙티브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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