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기후 정책 지지 파악하는 스코프4
친기후기업 15곳 A-list와 잠재력 있는 21곳
인플루언스맵 상무 "기업의 기후 관련 공개 활동과 비공개 활동에 일관성 있어야..."
정부의 환경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군의 기업은 정부 로비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글로벌 환경단체들은 기업들의 이런 로비 활동이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비판한다.
25일(현지시각) 영국 유력지 '가디언'은 지구의 벗(Friends of Earth), 기업 유럽 관측소(Corporate Europe Observatory)와 같은 4개 비정부기구 연구자료를 인용해 "브리티시 패트롤리엄(BP), 에퀴노르 등 석유・가스 기업과 무역기구가 2015년 이후 EU의 기후와 에너지 법안을 담당하는 고위직 관계자들과 586차례 회의를 했다"고 밝혔다. 지구의 벗은 “EU의 의사 결정권자는 화석 연료 기업 관계자와 로비스트를 만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비영리 싱크탱크 인플루언스맵(Influence Map)은 전 세계 주요 기업 350곳을 대상으로 기업의 탄소 정책 발자국이라고 불리는 스코프(Scope) 4를 조사했다. 스코프 4는 기업이 정부 환경 정책에 하는 로비활동이 미치는 온실가스 영향을 의미한다. 인플루언스 맵은 350개 기업 중 친기후정책 기업 목록인 ‘A-list’ 15곳과 잠재성을 지닌 기업 ‘잠재적 미래 리더들’ 21곳을 뽑았다.
인플루언스맵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4%가 A-list에 올랐다. 인플루언스맵은 2018년에 동일한 조사를 한 후 3년 만인 2021년 10월에 새롭게 목록을 갱신했다. 이케아, 유니레버, H&M, 테슬라는 2018년에 리스트에 처음 올랐고 그 자리를 유지했다. 반면, 애플은 2018년에는 목록에 올랐으나, 이번에는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애플은 대신 마이크로소프트, 다농 등과 함께 잠재적 미래 리더 목록에는 올랐다.
에디슨 인터내셔널, EDF, H&M은 2018년 잠재적 미래 리더에 속해 있었는데, 이번 조사로 A-list에 들었다.
인플루언스맵은 해당 기업들의 산업부문, 국가, 조직점수, 정책 참여 강도(Engagement Intensity)와 간단한 설명을 제시했다. 인플루언스맵이 발간한 이 온라인 보고서는 각 기업명을 클릭하면, 기업별로 기후 로비를 하고 있는 분야, 방향성, 어떤 기후 정책을 지지하고 이니셔티브, 산업협회에 가입했는지, 에너지 전환에 관한 정책과 이니셔티브 가입 여부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설정됐다. 인플루언스맵은 기업 정보 원본 출처도 함께 공개한다.
인플루언스맵은 “A-list에 해당하는 기업의 자격 조건은 지구 온도 상승을 제한하는 파리 협정을 지지하고, 기후 정책 지지 활동에 활발히 개입하고, 기후 정책에 반대하는 미국 상공회의소와 같은 산업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인플루언스맵은 21개 잠재적 미래 리더 기업들은 대부분 기후 행동과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 “옳은 경로(Right Track)”을 택했지만, 기후정책에 반대하는 산업협회에 가입하거나 정책 지지가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딜런 태너 인플루언스맵 상무는 “기업이 강력한 주체지만, 정치인이 기후 위기에 대처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유일한 주체가 아니고 대중의 지지도 중요한 요인”이라며 “기업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기후 관련 성명과 공개하지 않은 내용 사이에 차이만 없었어도 필요한 정책 변화가 더 빨리 일어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로비 활동에는 '알려진 활동'과 '알려지지 않은 활동'이 있는데, 알려지지 않은 활동에는 사적 모임, 비공개 정치적 기부, 비공개 옹호그룹 결탁, 뇌물 등의 불법행위를 포괄한다.
- 구글, 나이키 등 친기후기업들의 이중성?
- 【Trend Insight】 글로벌 기업 91%는 反기후대응 로비 중
- 석유화학 기업들, 페이스북에 기후변화 허위 정보 광고로 110억 넘게 지출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리피니티브 톱 ESG 리스트, ESG투자 논란을 달구다
-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왜 1위 지속가능기업이 됐나…국내선 삼성SDI와 신한금융그룹 2개사만 포함
- 산업계 넷제로 어떻게 달성하나... 한자리에서 전략 나눈 포스코, 롯데, SK
- 韓・美 재계 무역확장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무역 제한과 기업규제에 대처할 것"
- 탄소 발자국 라벨 붙인 제품은 더 잘 팔릴까?
- 수송 부문 잡아라... 전기차 도입에 나서는 기업과 세계은행
- MS, 구글, 메타… 친기후 기업들, 기후에 '올인'해야 할 때
- 도요타, 암모니아, 스코프4..."일본 기업들, 기후친화적 공급망 파트너될까?" 우려섞인 목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