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기관들은 전 세계 경제가 넷제로를 실현할 수 있도록 '글래스고 넷제로 금융 동맹(GFANZ)'을 결성했다/GFANZ
금융 기관들은 전 세계 경제가 넷제로를 실현할 수 있도록 '글래스고 넷제로 금융 동맹(GFANZ)'을 결성했다/GFANZ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회담에서 정상회의를 제외하고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세션이 금융 세션이었다. 특히 전 세계 총 자산의 40%를 차지하는 '글래스고 넷제로 금융연맹(GFANZ)'은 어떤 발표가 있을지 주목을 받았다. 

GFANZ는 전 영란은행 총재인 마크 카니가 지난 4월 결성한 네트워크로, 전 세계 45개국의 450개 은행, 보험사, 금융기관들이 가입했으며 이들이 차지하는 자산은 약 130조달러(15경 4115조원)에 달한다. HSBC, 아비바,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도이치뱅크 등 주요 금융투자기관이 속해있다. 작년 초 5조달러였던 이들의 자산규모는 현재 약 26배로 크게 늘었다. 

GFANZ는 이날 "연맹 회원들은 넷제로 전환 전략을 발표해야 할 뿐 아니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의 이니셔티브 '제로투레이스(Race to Zero)'와 같이 2050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엄격한 기준과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2050년까지 스코프1, 2, 3에 해당하는 모든 범위의 온실가스 배출을 제거할 수 있도록 과학 기반 지침을 사용해야 하며, 50% 탈탄소화를 달성하겠다는 임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금융 기관들이 재정 부문의 의사결정을 할 때, 기후 변화를 핵심 의제로 두겠다는 밝힌 것이다. 2050년까지 모든 포트폴리오를 순제로로 맞출 수 있도록 대출, 투자, 보험 등 포트폴리오 및 금융 상품의 상세 조건과 내용을 탄소 감축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기후 자금 마련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들은 앞으로 30년 동안 청정 에너지 투자를 연간 4조 달러(4742조 원)로 늘리고 청정 에너지 기술 개발을 위해 100조달러(11경 8550조 원)의 투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동맹에 가입한 대부분 기업들은 단기 기후 목표를 설정했다. 자산 투자기관 중 29곳은 투자 활동을 통해 발생되는 배출량을  25%에서 30%까지 줄이고, 43개 자산운용사들도 조만간 2030년을 위한 기후 전략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마크 카니는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은 순제로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겪고 있다"며 "회원국들이 화석연료 단계적 폐기, 재정 의사결정에 기후변화를 핵심 이슈로 고려하는 등 기업의 기후 공약을 넘어 산업별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영란은행 총재인 마크 카니는 유엔 기후행동금융특사이자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의 COP26 민간금융보좌관으로 GFANZ을 이끌고 있다. 

한편, 마이클 블룸버그 회장은 마크 카니와 공동으로 GFANZ의 공동의장으로 합류할 것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블룸버그 회장은 TCFD(기후관련 재무정보 공개 태스크포스)의 의장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전 SEC 회장이자 TCFD의 사무국장인 메리 샤피로(Mary Schapiro)가 이 이니셔티브를 맡아 사무국을 총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론자들은 금융산업의 넷제로 동맹 결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금융 산업의 조치와 계획은 여전히 모호하며 아직도 많은 은행들이 화석 연료 사업에 매년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열대우림 행동 네트워크 수석 기후 및 에너지 운동가 제이슨 오페나 디스터호프트는 "금융 기업들은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중단하지 않으면 이들의 넷제로 약속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글래스고 회의에서는 금융을 포함한 다른 민간 부문도 기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입장을 발표했다. 자선 재단과 국제 개발 은행들도 신흥 경제국들이 화석 연료에서 재생 에너지원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105억 달러의 기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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