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중심 블록, "개도국 기후 기준 상향해야..."
개도국, 신흥국 중심 블록, "선진국은 더 큰 기후책임...기후금융 지급하라"
전세계 국가가 주요 기후의제와 각자의 기후 행동 계획을 두고 COP26에서 치열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언론에도 각국 정상들이 주요한 선언이나 합의 사항을 발표하는 모습이 보도된다. 실제 협상은 단일 국가 단위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참여국은 각국이 위치한 지역, 경제적 수준, 이해관계에 따라 무리를 지어 본격적인 협상에 나선다. 이를 ‘블록’이라고 한다. 거의 대부분의 국가가 한 개 이상의 블록에 속해있고 목표, 정책, 이해관계 등이 바뀔 때는 블록을 바꾸기도 한다. 블록을 이해하면, COP26의 협상 과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임팩트온>은 기후변화 협상과 관련된 협상 블록을 소개한다.
선진국 중심 블록, ‘모든 국가’ 기후 기준 강화 요구
엄브렐러 그룹
엄브렐러 그룹 구성원은 주로 선진국들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다. 회원국은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노르웨이, 러시아, 아이슬란드 등이 있다. 이 국가들은 이 그룹은 파리 협약에서 합의한 지구 온도 상승 2℃ 제한과 가능한 한 1.5℃로 제한하기 위해 모든 국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하고, 개발도상국도 예외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 그룹은 특히 도쿄 의정서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 차이를 인정하는 부속서1(Annex 1)을 인정하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이 그룹은 온실가스 감축량 목표 설정은 역사적으로 축적된 배출량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현재 배출량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럽연합(EU)
유럽연합은 온실가스를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배출하는 그룹이다. EU는 2050년 넷제로 선언, SFDR, 그린 택소노미 발표 등 기후 변화 대응에 있어서 선도적인 역할을 한다. 다만, EU는 2009년 COP15에서 합의한 개도국 기후대응기금 연간 1000억 달러 지원 약속 불이행으로 인해, 일부 책임을 지적받고 있다.
EU는 온실가스 감축량을 배출 전망치(BAU)로 잡은 국가에는 절대감축량을 기준으로 하라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배출 전망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특별한 대책이 없을 경우, 앞으로 계속해서 배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온실가스의 양을 의미한다. 배출 전망치를 기준으로 한 온실가스를 감축 계획이 절대감축량 기준 감축계획보다 엄격하지 않기 때문에, EU는 더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 계획 마련과 실행을 요구하는 것이다.
카르타헤나 대화 (Cartagena Dialogue)
이 그룹은 엄브렐러 그룹과, 최빈국(LDC, Least Developed Countries), 군소도서개발국(SIDS, Small Island Developing States)의 회원국이 모여있다. 기후 금융이나 온실가스 배출 감축 서약 같은 어려운 문제에 대해 다소 온건한 입장을 갖고 있다. 카르타헤나 대화 블록의 목표는 UNFCCC의 기후변화 해석 및 행동 제안이나 규범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마련하여 제공하는 것이다. 이 그룹은 온실가스배출 문제에 있어서, 엄브렐러 그룹보다 온건하지만 최근에는 신흥국 배출량 감축 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협력그룹(Environmental Integrity Group)
멕시코, 리히텐슈타인, 모나코, 한국, 조지아, 스위스 같은 나라가 이 그룹에 속해 있다. 이 그룹은 각국의 입장을 밝히는 대변인 역할을 한다. 환경협력그룹은 엄브렐러 그룹과 입장을 같이 할 때가 자주 있는데, 특히 개도국의 배출 감축이 국제 감사를 받아야한다는 요구를 강력하게 하고 있다. 환경협력그룹은 이런 입장 때문에, 다수의 개도국에 반발을 사고 있다.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과 군소도서 개발도상국(SIDS)
AOSIS는 섬으로 이루어진 국가들의 연합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국가의 생존 위기로 이어짐을 밝히면서, 기후 협상에서 강력한 견해를 밝혀왔다. 이 그룹은 파리기후협정에서 지구 온도 상승 제한 1.5℃를 목표로 설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AOSIS는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 기준을 더 강력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EU와 협력하고 신흥국으로 이루어진 BASIC에 반대하는 입장을 주로 취한다. SIDS도 AOSIS와 기후 협상 부문에서 비슷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2025년 기후 전환을 위한 연합 (Allied for Climate Transformation By 2025)
이 그룹은 방글라데시, 필리핀, 나이지리아, 케냐, 콜롬비아 등의 국가가 회원국으로 있다. 해당 국가는 G-77을 포함한 신흥국이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있어서 더 큰 책임을 지도록 요구한다.
개도국과 신흥국 중심 블록, 선진국에 더 큰 책임
베이직 그룹
베이직 그룹은 신흥국인 브라질, 남아프리카 공화국, 인도, 중국 4개국이 탄소배출에 대한 세계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했다. 회원국인 중국은 세계 최대 온실가스배출국이고 인도가 네 번째 배출국이다.
이 그룹은 산업화 시기 이래로 대기 중에 존재하는 온실가스의 80%는 선진국의 책임이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서야 하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 기준을 선진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춰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한다.
베이직 그룹 회원국도 넷제로 발표를 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넷제로 달성 목표 연도를 2050년, 중국은 2060년으로 선언했다. 브라질은 선진국에서 지원하기로 약속한 기후변화대응기금을 받으면 2060년까지 넷제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도는 가장 최근인 지난 1일(현지시간) COP 26에서, 207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LMDC 그룹 (The Like-Minded Developing Countries)
이 그룹은 20개국 이상의 개도국이 모여서, 선진국과 개도국간 차이점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주요한 목적으로 두고 있다. 중국, 인도,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석유 수출국이 이 그룹에 속해 있다.
COP26 개최 전, LMDC는 선진국이 요구하는 넷제로 목표에 반대한다는 공개 입장을 표명했다. LMDC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LMDC는 의장국인 볼리비아를 중심으로 중국, 쿠바, 에콰도르, 인도 등의 회원국이 가상 회의를 열었다. 회원국은 회의에서 “2050년 넷제로 요구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불평등을 더욱 악화시키고, 이 새로운 목표는 불평등하고, 기후 정의에 반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개발도상국 77개국과 중국 (Group of 77 and China)
이 그룹은 개발도상국을 대표하는 블록으로, 77개국을 뛰어넘는 모든 개도국을 회원으로 갖고 있다. G-77 및 중국은 거대한 그룹이다 보니, 회원국간 차이가 큰데, 선진국의 기후금융 지원 등의 큰 이슈에 대해서 공통점이 있어서 모였다. 이 블록 안에는 특정 이슈에 따른 크고 작은 블록들이 모여있다.
아프리카 그룹
아프리카 그룹은 개발도상국 77개국과 중국 그룹에 있는 가장 큰 블록이다. 이 그룹은 아프리카 개발도상국가를 회원국으로 한다. 아프리카 그룹이 기후위기에 선진국들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개도국에 대한 기후 금융 지원을 요청하는 부분에서 가장 크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프리카 그룹의 입장은 개발도상국 77개국과 중국 그룹의 입장과 대부분 일치한다.
미주대륙을 위한 볼리바르 동맹/알바(ALBA, Bolivarian Alliance for the Peoples of Our America )
알바 그룹은 엄브렐러 그룹의 대척점에 있다. 알바 블록은 개도국에 관한 어떠한 기후 관련 약속에도 서약하지 않으면서,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알바 그룹은 미국의 영향력 아래 있던 중남미 9개 회원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쿠바, 에콰도르가 가장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LDC 그룹
LDC 블록은 UN에 의해 최빈국(LDCs, Least Developed Countries)라고 분류된 48개국으로 구성됐다. 의장국은 현재 부탄이다. LDC 그룹은 최빈국으로서, 홍수, 폭풍, 가뭄과 같은 기후변화 영향으로 인해 받는 손실과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보상 측면에서, LDC 그룹은 G-77 및 중국 그룹과 입장을 같이하기도 하지만, 경제적 차이 등으로 인해 신흥국과 석유수출국과는 반대되는 입장을 취하기도 한다.
아랍국가연맹(Arab States)
아랍국가연맹은 22개국으로 구성됐으며, 석유 수출국이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그룹이기도 하다. 환경 관련 비영리 단체들은, 기후 대응에 있어서 걸림돌로 판단하는데, 회원국 중에 두바이는 축구장 400개 규모의 두바이 엑스포 시설 전력의 5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등 공격적으로 재생에너지에 투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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