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위드 코로나가 확산함에 따라, 여행업계는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재도약을 준비중에 있다./ 픽사베이
전세계적으로 위드 코로나가 확산함에 따라, 여행업계는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재도약을 준비중에 있다./ 픽사베이

세계관광기구(UNWTO)는 국제관광 시장이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되는 기간이 2.5~4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위드 코로나 시대에 들어서면서 여행 수요의 회복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생겨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글로벌 관광업계가 주목하는 키워드는 '지속가능성'이다. 환경과 지역사회에 부담을 주는 ‘과잉 관광’에 대한 비난 여론을 감안해 여행 상품과 프로그램에 변화를 주기 시작한 것이다. 

먼저, 여행업계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강조하는 것은 '교통수단의 친환경 전환'이다. 유럽여행위원회(ETC)는 최근 ‘지속 가능 관광’을 주제로 한 핸드북을 발간했는데, 가장 강조된 주제도 ‘이동 수단의 탄소 배출량 감소’였다. 지속 가능한 여행 산업을 위한 비영리 민간단체 '서스테이너블 트래블 인터내셔널(Sustainable Travel International)'에 따르면, 관광산업은 세계 탄소 배출량 중 약 8%를 차지하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항공을 포함한 교통수단에 따른 것이다. 

때문에 항공업계를 중심으로 온실가스 저감에 적극 매달리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는 항공연료인 SAF(지속가능한 항공연료)를 340만 갤런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델타항공도 SAF 연료 사용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구글과 스카이스캐너 등의 여행 플랫폼은 동일 경로에서 탄소 배출량이 평균보다 적은 항공권을 고객에게 추천한다. 특히,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4월 목적지와 관계없이 EU 역내 국가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기에 SAF 혼합 사용 의무화 방침을 발표함으로써, 이는 항공업계의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되어가고 있다. 

호텔업계도 기후변화 대응뿐 아니라, 물관리, 인권, 청년고용 등에 중점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하얏트, IHG호텔앤리조트, 메리어트, 포시즌스 등 전 세계 유명 호텔들은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 ‘지속가능한 숙박 동맹(Sustainable Hospitality Alliance, SHA) 이니셔티브’에 가입했다. 이니셔티브는 인권, 청년 고용, 기후 행동, 물 관리 등을 주요 4개 목표로 삼고 적극적 대응을 약속한다. 

여행 플랫폼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킹닷컴, 스카이스캐너, 트립어드바이저, 구글 등은 지속 가능한 여행 연합체 ‘트래벌리스트(Travalyst)’에 합류했다. 트래벌리스트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여행의 의미를 재정의하며, 항공 이용부터 관광까지 여행 전 과정에서 발생되는 탄소배출량과 환경 부담을 감소시키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개발 중이다.

또한 EU 에코라벨 등 공인 기관으로부터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증을 받은 숙소에 별도로 인증마크를 제시하는 등 친환경 정보 제공도 활발하다. 구글은 친환경 인증을 받은 숙소에 나뭇잎 마크로 표시하며, 부킹닷컴은 숙소가 시행하는 지속 가능 관련 이니셔티브를 여행객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한다. 최근 부킹닷컴은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해, 한국인 10명 중 8명 이상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숙소'에 머물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부킹닷컴은 국내 숙소를 대상으로도 '지속가능성 실천 숙소' 배지를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속가능한 관광 도시를 목표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국가도 증가하고 있다. 필리핀 관광부는 자원 소비를 최소화하며 저탄소배출을 위한 지속 가능한 관광 전략의 일환으로 국가 녹색 인증 제도인 ‘아나하우 필리핀 지속 가능 관광 인증 제도’를 시행 중이다. 아나하우 인증 제도는 에너지 소비, 폐기물을 적극 관리하거나 현지인을 고용하는 등 환경·사회적 노력을 하는 숙소에 높은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다. 또 이탈리아 피렌체는 ‘필 플로렌스(Feel Florence)’라는 앱을 출시했다. 이는 시민의 일상적 삶을 보장하고 특정 관광지에 몰리는 여행객을 분산시키기 위해 만든 앱이다. 관광지의 실시간 밀집도 제공, 대중교통과 자전거 이용을 유도하는 여행 코스 추천, 녹지공간 소개 등을 통해 새로운 관광 방식이 소개된다. 

한편,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식의 여행을 원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임팩트는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9개국 4,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이 여행시 여행지의 지역 주민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응답자의 60% 이상은 지역 사회의 경제적 회복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런 점을 고려해 여행 장소를 고르고 소비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60%는 방문하는 지역사회에 어떻게 기여할지를 더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MPACT ON(임팩트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