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기술 시장 구축을 위해 작년에 출범한 퍼스트무버연합(FMC,  First Mover Coalition)이 다보스포럼에서 대폭적인 확장을 발표했다. 인도, 일본을 포함한 7개국이 참여하는 한편, 온실가스 배출집약적인 산업에서 제로카본 기술을 사들이는 기업의 숫자가 2배 가량 늘었다." 

지난 2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가 다보스 속보로 전한 내용이다. 퍼스트무버연합의 활약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퍼스트무버연합은 지난해 11월 미 국무부와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이 출범시킨 것으로, 철강, 알루미늄, 해운, 트럭운송, 항공 등 탄소 감축이 까다로운 8개 대표 산업들이 청정기술에 대한 초기 투자를 지원하고 탄소 제거 솔루션을 확장하고자 하는 이니셔티브다. 미국 기후특사인 존 케리가 이끈다. 

이들 산업의 총 시장 가치는 8조 5천억 달러(1663조 2500억 원) 이상으로, 전 세계 배출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퍼스트무버연합은 지난해 애플, 아마존, 뱅크오브아메리카, 보잉, 델타항공, 에어버스, 바텐폴 등 30개 회원사로 시작, 이번에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EY, 페덱스, 포드 등이 합류함으로써  등 5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26일(현지시각)까지 개최된 스위스 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퍼스트무버연합은 탄소 제거 기술에 1억 달러(1254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회원으로 가입한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그리고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도 총 4억 달러(5018억 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투자 자금은 글로벌 산업과 공급망 내 탄소 제거 기술(CDR) 활용도를 높이고, 2050 넷제로 목표 달성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을 보인다.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에서 5억 달러 규모의 저탄소기술투자가 선언됐다/세계경제포럼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에서 5억 달러 규모의 저탄소기술투자가 선언됐다/세계경제포럼

이는 기업들의 단순한 관심과 투자를 넘어 탄소 제거 기술(CRD)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탄소 제거가 하나의 새로운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BCG 대표 크리스토프 슈웨이저는 “탄소 제로 기술의 효과와 성능은 이미 입증됐지만 2050년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더욱 빠른 속도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며 “퍼스트무버연합은 탄소 제거 기술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겠다는 강력한 신호를 전 세계 시장과 산업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경제포럼 회장인 뵈르주 브렌드는 “퍼스트무버연합 기업들은 파괴적인 혁신 기술의 규모를 장기적으로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소제거기술, 전 세계 거대 신흥 기술 산업 성장할 가능성

전 세계 기업들은 2050 넷제로 목표와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는 파리 협정에 따라 공급망과 사업을 탈탄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태양광, 풍력, 리튬이온 배터리 등 화석연료 대체기술이 개발되었지만 글로벌 기후 목표를 달성할 만큼 일반적으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특히 선박, 운송 등 탄소를 직접적으로 배출하는 기업들은 친환경 재료 대체만큼이나 대기 중 탄소를 포획ㆍ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퍼스트무버연합은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른 대체기술보다 탄소 제거 기술이 핵심"인 점을 강조하면서 수소, 녹색 암모니아, 탄소포획저장 등 청정에너지 기술을 공급하는 선두 조직 및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탄소 제거 기술을 꾸준히 구매한다면, 탄소 제거기술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넷제로 전환을 가속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저탄소 기술 시장 선도…한국 기업도 퍼스트무브연합에 참여?

한편 퍼스트무버연합은 글로벌 기업의 참여 규모를 확대하는 노력을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녹색기술 구매 플랫폼을 제공하고,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거나 회원사들의 기술 시연, 투자 등을 통해 2050년까지 넷제로 배출 기술 수요를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배출량이 많은 주요 4개 분야(항공, 해운, 철강, 운송 트럭)를 대상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알루미늄, 콘크리트, 화학제품, 이산화탄소 직접포집(DAC) 등으로 영향력이 더욱 확대됐다.  

한편, 이번에 세계경제포럼의 대통령 특사로 참여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퍼스트무버연합 이니셔티브를 초대받기도 했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나 대표를 만나 퍼스트무브연합 이니셔티브를 소개하며 한국 정부와 기업의 참여를 요청한 것이다.

이에 대해 나 특사는 "(한국의) 신(新)정부는 가치기반 외교원칙에 입각해 녹색기술 등 글로벌 공공재 생산·공급에 기여하며 국제협력을 선도해가겠다"고 말히며, 가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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