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게 압력, 유럽 내 항공편에 적용 예정

유럽연합(EU)은 항공사가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때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인상하는 법안을 내놓았다./픽사베이
유럽연합(EU)은 항공사가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때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인상하는 법안을 내놓았다./픽사베이

유럽연합(EU)은 지난 7일(현지시각), 항공사가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때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인상하는 법안에 대해 합의했다. 항공업계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도록 압력을 가한 것이다.

유럽 ​​내에서 항공편을 운항하는 항공사는 지금까지 배출권거래제(ETS)를 통해 무상할당을 지급받았다. EU 국가와 의회의 협상가들이 동의한 이번 법률에는 이러한 무상할당을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무상할당은 2024년 25%, 2025년 50%로 삭감된다.

EU는 항공사들이 오염을 줄일 수 있게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또, 지속가능항공연료(SAF)와 더 값싼 화석연료 등의 차이를 보상하기 위해 SAF를 사용하는 항공사에 2024년부터 무상할당 허가 2000만크레딧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TS에서 모은 수익의 일부는 획기적인 청정 기술에 자금을 지원하는 메커니즘인 ‘EU혁신 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EU 의회의 순카나 글라박(Suncana Glavak) 수석 협상가는 “우리는 녹색 전환 과정을 통해 이 분야를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법안에 대한 항공업계의 반응

유럽 경제 지역(EEA)을 오가는 항공편은 유엔(UN)의 국제 항공 탄소 상쇄 및 저감 계획(Carbon Offsetting and Reduction Scheme for International Aviation, CORSIA)에 의해 보장된다. CORSIA는 EU의 ETS보다 배출권 가격을 낮게 책정하는 제도다.

UN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ICAO)가 ETS를 가장 잘 규제한다고 주장하면서 ETS를 국제선으로 확대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했다. 2012년 국제 항공사에 탄소세를 부과하려는 시도는 ICAO 회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중국과 미국은 EU에 기반을 둔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의 주문을 취소하는 등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위협한 바 있다.

다른 항공사들도 ETS에 장거리 항공편을 포함하는 것이 국제선 항공사에 비해 경쟁에서 불리하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그러나 라이언에어(Ryanair)와 이지젯(easyJet)과 같은 저비용 항공사는 현재 협정이 가장 오염을 많이 일으키는 항공편을 제외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모든 항공편을 탄소 시장에 포함시킬 것을 주장했다.

유럽항공산업그룹(Airlines for Europe, A4E)은 2026년까지 무상할당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려는 계획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룹은 성명에서 “탈탄소를 위해 필요한 규모가 갖춰지기까진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2026년은 탈탄소화 솔루션이 효과를 발휘하기 훨씬 전”이라고 말했다.

 

유럽 내 항공편에만 법안 적용 예정

유럽 위원회는 협정에 따라 CORSIA 시스템이 전 세계 비행 배출량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도구인지 2026년 7월 1일까지 평가해야 한다. EU 집행부가 그렇지 않다고 판단하는 경우 ETS는 EEA에 위치한 공항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에 적용된다. CORSIA를 적용하지 않는 국가로 가는 항공편도 2027년부터 ETS의 범위에 포함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스페인 마드리드(Madrid)에서 테네리페(Tenerife)로 가는 항공편과 같이 동일한 국가 내에 있으면 가장 외곽 지역으로 가는 항공편에 대해 ETS 요금에서 제외된 금액이 추가된다.

장거리 항공편은 EEA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의 약 6%를 차지하지만, 모든 이산화탄소 및 질소산화물 배출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기후 운동가들은 왜 국제선이 탄소 시장에 더 빨리 적용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비영리단체 T&E(Transport & Environment)의 항공 부문 책임자 조 다르덴(Jo Dardenne)은 “평균적인 유럽 가정은 장거리 비행에 드는 비용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훨씬 더 많은 돈을 계속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정은 또한, 소비자가 비행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배출 데이터를 쉽게 게시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항공사는 2025년부터 질소산화물과 그을음 입자를 포함한 다른 오염 물질을 보고해야 하며, EU는 2028년 이러한 배출량을 탄소 시장에 추가할 것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 합의는 법이 발효되기 전 최종 승인을 위해 EU 의회와 이사회에 제출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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