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항공연료(이하 SAF)는 수소를 비롯한 비화석 자원에서 추출한 연료로, 기존 항공기에 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항공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한 단기 솔루션으로 여겨진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SAF는 수명주기 동안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4월, EU 집행위원회는 2025년부터 EU 27개 회원국 모든 공항에서 항공기 급유 때 SAF를 2% 섞어야 한다는 ‘리퓨얼EU(ReFuelEU)’ 법안을 제정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SAF 혼합 비율은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까지 늘어나게 된다.
프랑스는 이미 SAF 1% 의무 사용에 나서는 등 유럽 각국이 SAF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대한항공이 실증 운항을 위해 3개월간 인천-LA 노선 화물기에 바이오 항공유를 급유해 시범 운항하는 등 여러가지 움직임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5일(현지시간), 독일의 에너지 기업인 HH2E는 독일 물류 대기업인 DHL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석유화학 기업 사솔(Sasol) 과 협력해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SAF) 생산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 블룸버그 등 다수의 외신이 보도했다.
HH2E는 독일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선구자로 재생 에너지, 특히 태양광 및 풍력 에너지원의 과잉 전력을 간헐적으로 투입해 그린수소를 만들고 있다. 이 수소는 이후 재생에너지에서 추출한 SAF 를 뜻하는 eSAF 생산을 위한 원료로 사용된다.
HH2E는 성명을 통해 DHL, 사솔과 협력해 그린수소를 기반으로 한 eSAF 생산시설을 설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잠재적인 eSAF 생산 시설은 라이프치히-할레(Leipzig-Halle) 공항 등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독일 동부에 전략적으로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HH2E는 초기 용량으로 eSAF를 연간 최소 20만톤 생산할 계획이며 HH2E 전해조와 사솔의 피셔-트롭쉬(Fischer-Tropsch) 기술을 활용해 연간 최대 50만톤까지 확장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당초 계획된 수량으로 생산되면 연간 63만2000톤의 CO2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프로젝트가 최대 목표량을 달성할 경우 잠재적인 총 CO2 배출 감소량은 약 158만 톤에 이를 수 있다고 HH2E는 전했다.
DHL, 사솔에 이어 에어버스도 참여 가능성 높아
DHL 그룹은 최대 물류 기업 중 하나로 독일, 미국, 홍콩에서 300대 이상의 항공기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독일 라이프치히-할레 공항, 미국 신시내티, 홍콩에는 항공 화물 허브가 위치하고 있다. DHL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 로드맵에서 2030년까지 항공 화물 사업에 SAF 혼합물을 30% 이상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 프로젝트의 상당한 수혜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솔은 재생가능한 전기로 생산한 수소를 사용해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를 만드는 데 필요한 기술을 지니고 있다.
양사는 10년 안에 eSAF 생산이 독일에서 이루어지도록 기술 및 재무 계획은 물론 자금 조달 및 규제 프레임워크 정의를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HH2E는 에어버스 역시 2030년까지 내부 운영에서 SAF를 30% 사용한다는 목표를 내놓았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슐츠 총리, 독일을 SAF 전략적 연료 생산 센터로 만들 것
지난 25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전국항공회의(National Aviation Conference) 2023에서 숄츠(Scholz) 총리는 "독일이 SAF 연료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만큼 항공 분야에 추가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함부르크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민간 항공 중심지다. 함부르크 공항을 포함해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하는 비행기 제조사 에어버스(Airbus) 본사, 루프트한자 테크닉(Lufthansa Technik) 등 3곳의 주요 회사와 300개 이상의 회사가 위치해 있다. 관련된 총 인력은 4만명이 넘는다.
또한 슐츠 총리는 연설에서 에어버스를 일컬어 ‘첨단 기술에서의 유럽 통합의 상징’이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슐츠 총리의 발언은 향후 10년 뒤 차세대 제트기가 도입될 때 핵심적인 역할과 첨단 기술 일자리에 대한 접근성을 유지하겠다는 독일의 목표를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에어버스 대변인은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규제 지원 측면에서도 항공 및 탈탄소화 궤도에 대한 슐츠 총리의 지원을 환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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