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메이저 에너지 기업 BP와 일본 최대 전력 생산업체 제라(JERA)가 해상풍력 발전 사업에서 손을 맞잡았다.
두 회사는 '제라넥스 bp(JERA Nex bp)'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 주요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12월 9일(현지시각) 닛케이 등 현지언론이 발표했다. BP는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자사의 해상풍력 자산을 JERA와 통합하고, 잠재 발전 용량을 13GW로 확대할 예정이다.
양측은 2030년까지 JERA Nex bp에 최대 58억 달러(약 8조2876억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BP는 32억5000만 달러(약 4조6439억원), JERA는 25억5000만 달러(약 3조6445억원)를 각각 출자한다. 합작법인은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운영될 예정이며, 양사의 해상풍력 부문 인력을 통합해 글로벌 운영체제를 구축한다.
재생에너지 줄이는 BP, 재생에너지 늘리는 일본
신규 합작회사는 세계 최대 해상풍력 기업인 덴마크 오스테드 등에 이어 4위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닛케이는 밝혔다. JERA는 최고경영자(CEO), BP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각각 임명할 예정이다.
BP는 현재 영국 아일랜드해, 독일 북해, 스코틀랜드, 미국 동부 해안 등에서 다수의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번 합작을 통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JERA는 이미 벨기에, 독일, 일본, 대만 등에서 해상풍력 발전소를 운영 중이며, 이번 파트너십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재생에너지 투자비중을 줄이려는 BP와 이를 늘리려는 일본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40년 전체 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 비율을 40∼50% 정도로 높인다는 방침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NHK가 전했다.
반면, BP는 지난 1월 신임 머레이 오친클로스(Murray Auchincloss) CEO 취임 이후, 최근 재생에너지 투자 감축과 석유·가스 사업 강화를 위한 전략적 변화를 추진해왔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과 함께 BP의 해상 풍력 부문 사장이었던 마티아스 바우젠바인도 사임한다고 BP는 로이터에 밝혔다. 덴마크의 해상풍력기업 오스테드 출신인 바우젠바인은 지난 2022년 BP의 해상풍력 투자 계획과 함께 영입된 바 있다.
블룸버그는 "BP가 2030년 말까지 최대 3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 역시 기존에 2030년 초까지 해상풍력에 투자하겠다고 계획한 금액의 절반도 안되는 금액"이라고 밝혔다. 버나드 루니 전 CEO와 달리, 오친클로스 CEO는 석유와 가스를 비롯한 수익성이 가장 높은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앞서 BP는 2030년까지 배출량 저감목표를 40%로 세웠다가, 매출확대를 원하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이유로 해당 목표를 25%로 축소하기도 했다.
한편, BP 주가는 올해 들어 15.5% 하락했으나, 이번 발표 이후 4.3% 상승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뉴욕 기반의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의 애널리스트 지아코모 로메오(Giacomo Romeo)는 “이번 합작법인은 BP가 연간 자본 지출을 160억달러(약 22조8608억원) 이하로 낮추고 자산 처분을 통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BP와 JERA의 합작법인은 2025년 3분기까지 규제 승인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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