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가 동서부 연안을 연결하는 대규모 신규 전력망 구축에 나선다. 기존 미국과 연결되어 있는 전력망 구조에서 벗어나고, 국내 전력망을 강화해 경제적 자립과 수출 경쟁력을 동시에 높인다는 구상이다.

사진=chatgpt 이미지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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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에 따르면, 팀 호지슨 캐나다 천연자원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각), “대서양 연안 주(州)들을 퀘벡과 연결하는 ‘이스트런 에너지 파트너십(Eastern Energy Partnership)’과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BC) 지역에서 북서부 수출 인프라에 전력을 공급하는 ‘노스코스트 송전선(North Coast Transmission Line)’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력망 개선은 산업 유치 기회를 확대할 뿐 아니라 중요한 수출 자산이자 미국과의 협상에서 중요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국가 경제·에너지 안보 강화의 핵심 과제로 설정했으며, 새 법안 마련을 통해 2년 내 전력망 구축을 승인할 계획이다. 이는 마크 카니 전 영란은행 총재가 제안해 온 ‘에너지 초강국’ 구상과도 맞물려 있다.

 

동·서부 연안 잇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전력망 재편

현재 캐나다 전력망은 주(州) 별로 미국과 연결된 구조로 되어 있다. 정부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국제 정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남북 중심으로 연결된 전력망을 동서부 중심으로 재편할 예정이다.

동부에서는 ‘이스턴 에너지 파트너십(Eastern Energy Partnership)’을 통해 노바스코샤· 뉴펀들랜드의 풍력, 뉴브런즈윅의 원자력, 그리고 퀘벡·래브라도의 대규모 수력발전을 하나의 전력망으로 통합한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 퀘벡, 뉴펀들랜드는 전력의 대부분을 수력발전에 의존한다. 이들 지역의 댐 저수지는 청정 전력의 저장소 역할을 하며, 풍력 등 간헐적 에너지원이 가동될 때는 수력 생산을 줄였다가, 필요할 때 방류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한다.

호지슨 장관은 퀘벡의 수력을 “세계 최대급 배터리”로 비유하며, 간헐성이 큰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저장·공급할 수 있을 것임을 강조했다.

서부에서는 프린스루퍼트 인근 수출 인프라 전력 공급 프로젝트와 노스코스트 송전선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BC주 북서부 수출 인프라에 청정 전력을 공급하고, 주요 광물 자원의 수송로를 개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송전선은 유콘 준주까지 연계될 전망이다. 유콘은 캐나다 북부 자원 매장지이자 북극해로 이어지는 전략적 거점이다.

 

청정에너지, 산업투자 유치·수출 경쟁력 강화 위한 핵심자산 

그 동안 전력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중요한 전략 자산으로 작용했다. 캐나다는 2024년 약 35테라와트시(TWh)의 전력을 미국에 수출해 31억캐나다달러(약 3조1620억원)를 벌어 들였다. 이는 미국 330만여 가구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같은해 온타리오·퀘벡은 뉴욕주는 800만메가와트시(MWh) 이상을 수출했으며, 2026년 완공 예정인 ‘샴플레인 허드슨 파워 익스프레스(Champlain Hudson Power Express)’를 통해 뉴욕시 전력의 20%를 공급할 예정이다.

다만 퀘벡주는 최근 가뭄으로 수력발전량이 줄어들자 미국 수출을 일부 제한했다. 또한 지난 3월 온타리오주는 미네소타·뉴욕·미시간 등 미국 일부 주 전력 수출에 25% 관세를 부과했다가 미국과의 무역 마찰로 이 결정을 철회한 바 있다.

정부는 2035년까지 최대 2000억캐나다달러(약 204조원)를 투자해 전력 수요 대응에 나설 뿐 아니라 전력 수출 확대에도 중점을 둘 예정이다.

또한 호지슨 장관은 서부 액화천연가스(LNG) 등 대형 프로젝트에도 청정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서부 BC주 키티맷에서 대규모 LNG 수출 터미널이 가동을 시작했으며, 추가 확장과 신규 설비 건설도 검토 중이다.

호지슨 장관은 “청정 전력으로 LNG를 공급해야 한다”며 “캐나다의 천연가스 수출에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G7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핵심광물 공급망 국제 협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안에 첫 성과 발표를 목표로 하며, 중국의 가격 덤핑을 견제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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