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가 올리버 와이먼과 함께 내놓은 보고서. / CDP 
CDP가 올리버 와이먼과 함께 내놓은 보고서. / CDP 

 

유럽에서 가장 탄소 집약도가 높은 기업이 최고의 기후 성과를 낸 회사의 사례를 따라 한다면 유럽의 탄소 배출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9일, 비영리 환경단체 CDP와 글로벌 경영 컨설팅 회사 '올리버 와이먼(Oliver Wyman)이 함께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알려졌다.

유럽에서 SBT를 설정한 기업의 수가 1년 새 85% 증가했다./ 올리버 와이먼
유럽에서 SBT를 설정한 기업의 수가 1년 새 85% 증가했다./ 올리버 와이먼

 

유럽, SBT를 바탕으로 하는 기업 1년 새 85% 늘어

CDP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과학 기반 목표(SBT)를 설정한 유럽 기업의 수는 4곳 중 1곳으로 연간 8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6%의 기업만이 파리 기후 변화 협약에 해당하는 온도 상승 폭을 1.5°C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보고된 기업의 탄소 배출량은 13% 감소했지만 팬데믹 이후 탄소 배출량이 실제로 감소했는지에 대해서는 증거가 거의 없다고 봤다. 파리 협정의 1.5°C절감을 위해서는 탄소량을 4.2% 이상 절감해야 하는데, 이 시점 절감된 탄소량은 연간 1.5% 범위 내로 코로나 이전과 같다는 게 그 이유다. 

CDP는 자연이 기후 위기에 가려 기업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픽사베이
CDP는 자연이 기후 위기에 가려 기업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픽사베이

 

한편, ‘넷제로를 위한 글래스고 금융 동맹’(Glasgow Financial Alliance for Net Zero) 이후, 유럽 금융 기관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44%가 투자, 대출 및 보험 활동과 관련된 금융 배출량(financed emissions)을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나아가 공개 금융 기관의 3분의 1(32%)은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기업이 배출 목표 1.5°C에 맞춰 목표를 설정하도록 특별히 권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CDP는 다수의 기업들이 기후 위기를 산림 파괴, 물 부족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 "자연이 기업의 사각지대"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기후, 삼림, 물에 대한 CDP를 공개하는 20개 기업 중 1곳 만이 과학 기반으로 한 탄소 배출, 취수량 감소 목표, 삼림 벌채 제로를 포함한 목표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종 그룹 간의 격차가 원인

CDP 유럽의 맥스필드 와이스(Maxfield Weiss) 전무는 "탄소 배출량을 가장 많이 줄이는 회사와 동종 그룹 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리더십이 집중되어 있으며 우리는 전체 시장에 걸쳐 행동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2월, 독일의 비영리단체인 ‘신기후연구소’와 환경단체 ‘탄소시장감시’가 내놓은 ‘기업의 기후 책임성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25곳의 넷제로 계획이 실현화되기 힘든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 보고서의 조사 결과 25곳의 기업 중 넷제로 공약의 신뢰도가 가장 높은 기업은 없었으며, 덴마크의 해운회사 ‘머스크’ 단 한 곳만이 합리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게다가 머스크 사는 2050년까지 넷제로 하겠다던 초기의 목표를 10년 당겨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해 동종 업계 기업과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보고서의 저자들은 리더십이 소수의 회사에 국한되어 있다며 기후, 산림, 물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하는 기업들의 모범 사례가 더 광범위하게 구현된다면 유럽의 기업 운영에 필요한 탄소 배출량을 40~5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즉, 매년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과 동일한 탄소를 감축하게 되는 셈이다. 

와이스 전무는 “거대한 글로벌 환경 발자국을 가진 모든 기업과 금융 기관이 지구를 위해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할 때다. 넷제로 달성과 자연의 회복을 위한 진정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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