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에너지 전력 찾아 나서는 동남아국가들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에서 2023년 말까지 저탄소 에너지 수입 제안을 받는다./ Singapore EMA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에서 2023년 말까지 저탄소 에너지 수입 제안을 받는다./ Singapore EMA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EMA, 이하 에너지청)은 해외로부터 저탄소 전력을 조달하기 위해 기업에서 원자력 에너지를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도록 방침을 바꿨다. 

지난 4월에는 석탄과 원자력의 수입이 모두 금지됐지만, 지난 7월 1일부터 원자력 관련 계획이 허용된다. 2023년 말까지 수입 제안을 검토하면서 싱가포르에 원자력 발전이  개시될지 주목된다. 

 

싱가포르 EMA, 18개월간 저탄소 에너지원 수입 제안

에너지청은 지역의 다양한 저탄소 에너지원의 제안을 수용하겠다고 에코 비즈니스(Eco-Business)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에너지 교섭실장 이승위(Lee Seng Wai)은 "제안서를 평가할 때 가격 경쟁력, 다양성, 안전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2035년까지 에너지 공급의 30%를 청정에너지 수입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청정에너지는 메가와트당 이산화탄소 150kg 이상 배출하지 않고 생산되는 전력이다. 계획은 더 높은 수준에 이를 수 있지만, 우선 사업 시작 후 5년 이내에 해당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원자력 에너지는 이산화탄소 13kg당 메가와트시의 계수를 따른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이는 풍력 발전량과 동등하며, 태양광 발전량의 약 3분의 1의 수치다.

싱가포르는 대부분 천연가스로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에너지청에 따르면 천연가스를 통한 전기생산은 메가와트시당 약 400킬로그램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엇갈리는 원전 찬반론

원자력 발전 찬성론자들은 원자력이 바람과 햇빛이 도달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도 저탄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반대로 비판론자들은 관리에 따른 재난과 원자력폐기물의 지속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싱가포르국립대 에너지연구소 필립 앤드루스 스피드(Philip Andrews-Speed) 선임연구원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싱가포르에 원자력을 공급할 수 있다"면서 "에너지 정책만이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가 결부돼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청이 설정한 2035년이라는 기한은 싱가포르에 빠듯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는 40년간 유지된 현 모델을 대체할 연구용 원자로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 올해 정책서를 통해 이 내용이 발표됐지만, 아직 기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영리 목적 발전소가 없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2045년까지 최초로 영리 목적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신재생에너지를 수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웃 국가로부터 청정에너지를 구하려는 싱가포르의 계획은 복잡해진다.

향후 원자력 발전 비용은 기술의 종류와 원자로 건설국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스피드 박사는 예측했다. 스피드 박사는 “최근 싱가포르가 원자력을 허용하기로 한 결정은 다양한 기술의 수용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현재 원자력 발전은 메가와트시당 200달러(약 26만원)를 웃돈다. 태양광 및 풍력 발전 비용이 메가와트시당 약 50달러(약 6만원) 이하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수준이다. 라자드자산운용에 따르면 지열 에너지도 메가와트시당 100달러(약 13만원) 수준이다.

에너지 수요와 화석 연료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 에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영국은 2050년까지 수용력을 3배 이상 늘릴 계획이며, 일본과 필리핀은 멈춘 발전소를 재가동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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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은 원전폐기물의 높은 위험으로 인해 동남아시아의 지역 녹색 금융 가이드북에서 제외했지만, 유럽연합(EU)에선 원자력을 친환경 에너지로 포함하고 있다. 일부 국회의원과 환경단체로부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싱가포르 첫 원자력 발전 시작되나?

싱가포르에는 현재 원자력 발전소가 없다. 에너지청이 지난 3월에 발표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싱가포르 같은 도시국가는 원자력 에너지를 통해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이번 싱가포르의 에너지 수입 제안은 2023년 말까지 약 18개월 동안 진행된다. 이전에도 약 5개월간 에너지 수입 제안을 진행했다. 기업에서 추가적인 시간을 요청하면서 에너지청은 이번 제안의 기간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에너지청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라오스로부터 태양광, 풍력, 지열, 수력발전 등에 관해 20건의 제안이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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