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넷제로 중간 목표를 앞두고 전 세계 정부들이 자발적 탄소시장(VCM), 정부당국 규제 하의 탄소배출권 시장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는 자발적 탄소시장을 올해 말까지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발적 탄소시장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증권사에서 뛰어들면서 시장 조성 움직임이 눈에 띄는 분야다.
탄소배출권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7월 탄소배출권거래제(ETS)를 도입했으며, 인도는 최근 에너지, 철강 및 시멘트 등 초기 화석연료 대체 비용이 크게 발생하는 산업을 대상으로 탄소배출권 시장을 착수할 계획임을 밝혔다.
브라질도 탄소배출권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도 배출권 거래제도 개선 방향을 본격 논의하기 시작하자 앞으로 기업들은 국내외 배출권 거래 제도에 대응할 방안을 빠른 시일 내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 탄소 배출 검증 강화해 탄소 시장 활성화 예정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 부르사(Bursa)가 올해 말까지 자발적 탄소시장을 출범하겠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기업, 친환경 프로젝트 개발자, 검증 기관, 정부 기관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VCM에 참여시키고, 기업의 탄소 배출을 측정ㆍ검증해 탄소배출권이 투명하게 거래되도록 규제할 예정이다. 이해관계자들은 올해 말 경매를 통해 탄소 크레딧을 구매하고 여러 친환경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부르사 말레이시아 대표 무하마드 우마르 스위프트는 성명을 통해 "탄소 거래소는 ESG 프로젝트에 대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며, 양질의 탄소 상쇄 프로젝트에 투자할 것을 장려한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는 VCM 활성화를 위해 검증에 집중할 예정이다. 탄소 배출량을 측정한 값을 바탕으로 탄소배출권을 발급해 탄소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부르사는 세계 최대 자발적 탄소 프로그램인 '베라(Verra)' 표준을 도입했으며, 탄소 크레딧 상품에 적용할 예정이다. 베라는 자연 기반 프로젝트, 메탄 포획, 지속 가능한 농경지 관리 등 기후 활동을 평가하는 방법론을 개발했으며, 전 세계 자발적 탄소 배출권의 약 70%를 발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부르사는 최근 몇 년간 자발적인 탄소 시장 상품을 출시했던 글로벌 탄소거래소 CME(시카고 상품거래소), ICE(런던선물거래소), EEX(유럽에너지거래소)와도 협력하고 있다.
브루사는 유사한 특징을 가진 탄소 크레딧을 분류하고, 탄소배출량을 기반으로 상품별 가격을 매길 것이다. 올해 말 VCM이 공식 출범되면 탄소 크레딧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탄소 크레딧 상품의 가격이 최종 결정된다.
브라질, 탄소배출권 거래 액션플랜 제시
브라질 정부는 지난 6월 브라질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시행을 위한 액션플랜을 제시했다.
코트라 브라질 상파울루무역관은 '브라질 탄소배출권 시장 어디까지 왔나' 보고서를 15일 발간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대응 방안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우리 기업은 브라질 탄소배출권 제도·법률을 모니터링하고 스타트업 협력, 친환경 발전소 기자재 공급 등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브라질 비영리 네트워크인 클라이밋 워치(Climate Watch)에 따르면, 브라질은 기후 오염으로 세계 6위를 차지하며, 브라질 기후 오염의 거의 절반이 삼림 벌채로 인해 발생한다. 브라질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오염을 2005년보다 43%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2020년 브라질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9.5%, 아마존의 삼림 벌채는 작년에 22% 증가했다.
현재 브라질의 탄소배출권 시장은 자율적으로 탄소 배출을 절감하는 자유거래 시장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브라질 정부는 규제거래 시장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기 시작했다. 탄소배출권 규제거래시장 도입 준비를 위한 임시법안을 상정했으며, 전력 생산, 교통, 제조, 화학 등이 규제거래 시장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에 발표된 정부의 액션 플랜에 따르면, 주요 9개 산업군은 탄소 발자국을 '국가 가스배출 절감 시스템(SINARE)'에 등록한 후 180일 이내에 산업별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제출할 것을 권고한다. 아직 탄소배출권 규제거래시장에 관한 가이드라인만 마련되었지만 연방 정부는 구체적인 방안을 차츰 발전시킬 것으로 보인다.
정부 움직임에 따라 브라질 현지 기업들도 탄소배출권을 자유거래시장에 판매하기 위해 여러 친환경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브라질 알루미늄 제조회사 CBA는 '대서양 수풀림(Mata Atlântica)', 세하두(Cerrado) 보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브라질에서 탄소배출권 규제거래시장이 개시되면 획득한 탄소배출권을 거래할 계획이다.
환경부, 배출권거래제도 개선 방안 본격 논의 시작해
한편, 환경부는 탄소중립 촉진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배출권거래제 선진화 협의체’의 첫 회의를 16일 개최한다.
관계부처, 대상 업종별 대표기업 및 협회,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는 이 협의체는 제도개선, 유상할당, 배출효율기준할당 등 3개 분과로 운영된다.
제도개선 분과는 산업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제도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온실가스 감축 지원 확대방안을 논의한다. 유상할당 분과와 배출효율기준할당 분과는 중장기적인 배출권 할당방식 개선방안을 논의한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이 동종업체에 비해 얼마나 적은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배출 효율기준 할당제도를 확대하기 위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배출권 유상할당 수입을 활용해 탄소차액계약제도 등 신기술 도입을 위한 지원을 늘릴 계획도 밝혔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제도(CBAM) 도입 등 국제 사회의 탄소 무역장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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