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계 자동차 기업인 르노와 스텔란티스가 재활용 사업부를 설립했다. 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희귀금속을 재활용할 뿐 아니라 부품 재활용 등을 통해 탄소중립까지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3일 르노는 재활용 전문 자회사 ‘더 퓨처 이즈 뉴트럴(The Future Is NEUTRAL, FIN)’을 설립했다. 2030년까지 23억유로(약 3조2000억원) 이상의 매출과 10% 이상의 영업마진을 목표로 한다.
루카 드 메오 CEO는 “기후 문제, 새로운 규제 요건은 증가하고 있으며, 새로운 자원을 활용하는 데도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의 야망은 재활용으로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자동차 순환 경제에서 유럽의 리더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르노는 자동차의 85%가 재활용 가능한 부품으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유럽에서 연간 1100만대 가량이 폐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나 현재 재활용 소재를 신차 생산에 사용하는 비율은 평균 20~30% 수준이다.
업계는 순수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 차량 보급이 급증하면서 앞으로 배터리 재활용 가치가 높아진다고 보고 있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기차 생산자는 엄청난 양의 금속을 조달해야 하는데, 최근 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광물의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자회사는 르노 네트워크와 협력사를 통해 폐기 차량의 부품과 재료, 배터리를 수집하고 재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르노는 폐기될 자동차에서 수거한 배터리와 희귀 광물 등을 르노 뿐 아니라 타 완성차에 공급하는 게 목표다.
장-필립 바쇼 더 퓨처 이즈 뉴트럴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 분야에서 첫 번째로 과소 개발된 자원은 자동차 자체”라며 “신규 법인은 각 차량에서 새로운 모델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최대한의 재료를 추출해 자동차 산업 자원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르노는 지난 2020년 11월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프랑스 플랑 공장을 리팩토리 공장으로 전환해 중고차를 신차급으로 개조하는 사업을 벌여왔다. 플랑 공장은 연간 최대 4만 5000대 차량을 개조할 수 있는 설비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르노와 경쟁 관계에 있는 스텔란티스 또한 이번주 초 자체 재활용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데어 포워드 2030(Dare Forward 2030)’ 전략 중 하나로 순환경제를 꼽은 것이다. 이 사업부는 재가공(Reman), 수리(Repair),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을 기반으로 4R 전략을 구사한다. 2030년까지 연간 20억유로(약 2조7000억원)의 수익을 목표로 2038년까지 탄소 순제로까지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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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란티스 순환경제 사업부문 앨리슨 존스 부사장은 “스텔란티스는 2027년 현재 출시되는 차량에 약 35%의 재활용 자재를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수리 및 재활용을 통해 스텔란티스는 신차 제조에 들어가는 원재료의 80%를, 에너지 소비를 최대 50%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런 움직임은 전기차 전환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르는 자동차 생산 근로자들과 협력업체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했다. 스텔란티스 또한 숙련된 직원과 신뢰할 수 있는 협력업체와의 협동으로 재활용 사업을 확대해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스텔란티스는 재활용 부품을 판매해 5억2800만유로(약 7300억원)의 수익을 창출한 바 있다. 이번 달에도 교체나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재활용 부품을 활용한 올리 콘셉트 SUV를 공개해 자동차의 수명을 연장하고 가격을 낮춘 시도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