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orld Bank)이 기후변화 및 기타 글로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대출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지난 2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자체 입수한 ‘진화 로드맵(Evolution Roadmap)’ 문서를 통해 이처럼 전했으며, 세계은행이 오는 4월 총회에서 주주들과 이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에너지 및 식량 부족, 성장 둔화, 부채 부담 증가, 기후 충격에 대한 취약성으로 인해 개발도상국이 증가하는 압력에 직면하자, 세계은행의 개혁은 최근 몇 달 동안 격렬한 논쟁의 주제였다.
이러한 압력은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조가 현재의 세계적 재난에 대처하기에는 불충분함을 드러냈다. 이 구조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평화시 경제 재건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설계되었다.
로이터 통신은 세계은행이 각 주주의 정부에 보낸 로드맵 문서를 두고 은행의 임무와 재정적 자원을 변경하고, 2차 세계대전 말 설립 이후 사용된 국가별, 프로젝트별 대출 모델에서 벗어나기 위한 협상 과정의 시작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세계은행 진화 로드맵.. 그 내용은?
로드맵 문서에 따르면, 세계은행 경영진은 오는 10월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공동개발위원회의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임무와 운영 모델, 재무 역량을 변경하는 구체적인 제안을 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드맵 문서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잠재적인 신규 증자, 더 많은 대출을 위한 자본구조의 개편, 민간 부분 대출에 대한 보증 등과 같은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을 찾고 더 많은 민간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전망이다.
세계은행은 법적 대출한도 확대, 총부채상환 요건 축소, 대출용 콜러블 자본(회원국 정부가 서약했지만 지불하지 않은 돈)의 사용 등이 현재 검토 중인 제안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유상 자본만을 이용하는 현재의 자본 구조에 비해 대출 규모를 크게 증가시킬 것이라 전했다. 세계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세계가 직면한 도전은 국제사회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리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말하며 “세계은행그룹(WBG)이 개발과 기후금융에서 계속 중심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주주들과 경영진이 힘을 합쳐 세계은행그룹의 자금조달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 식량 안보 위한 대출 역할 주목
또한 로드맵 문서는 기후변화, 식량안보 및 기타 요구에 맞는 대출 축적을 목적으로 세계은행 산하기구인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의 능력을 높이기 위한 증자가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보고서는 IBRD의 2018년 130억달러(약 16조6000억원) 증자가 10년에 한 번 있는 중규모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 밝히며, COVID-19 대유행,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 가속화 등의 영향으로 2023년 중반까지 고갈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또 다른 옵션은 세계은행 주주국이 개발도상국을 위해 국제개발협회(IDA)에 대한 정기적 기부를 강화하는 것이다. 국제개발협회에 대한 기부는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감소하고 있다.
한편 세계은행그룹은 “경영진은 세계은행그룹의 AAA 등급을 유지하면서 세계은행그룹의 능력을 높이는 모든 옵션을 모색할 것”이라며 대출 활성화를 위해 오랜 기간 유지한 최상위 신용등급을 포기하라는 일부 비영리단체의 요구에는 불응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세계은행 및 다른 은행들에게 "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모델의 개편과 중위소득 국가들이 석탄 발전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등 세계에 보다 광범위한 혜택을 주는 투자에 민간자본을 활용할 것"을 촉구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영국이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에 대한 지원을 더욱 늘리기 위한 모든 옵션을 모색하는 세계은행의 이러한 제안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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