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8800만달러(약 1210억원) 순유출을 기록한 지속가능펀드가 이번 분기에는 소폭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투자리서치기업 모닝스타가 25일(현지시각) ‘글로벌 지속가능 자금 흐름 1분기 보고서(Global Sustainable Fund Flows: Q1 2024 in Review)’를 발표, 2024년 1분기 지속가능펀드에 전 세계적으로 9억달러(약 1조2389억원)가 순유입되면서 지난 분기 대비 소폭 반등했다고 밝혔다.
미국, '최악의 분기'... ESG 정치화도 큰 원인
지역별로는 차이를 보였다. 유럽과 미국이 상반된 양상을 보인 것이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규모인 88억달러(약 12조1158억원)가 빠져나가며 ‘최악의 분기’를 겪었다. 6분기 연속 순유출 기록이다.
모닝스타는 미 투자자들의 관심이 ESG 섹터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분기 미 지속가능펀드 규모는 3% 감소했으나, 미국 전체 펀드 규모는 1.4% 성장했다.
새롭게 론칭된 미 지속가능펀드도 2개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3년 동안 가장 적은 숫자다. 반면 청산된 지속가능펀드는 10개에 달했다.
모닝스타는 이번 사태가 고금리, 2023년 투자의 낮은 수익률, 계속되는 에너지 가격 상승, 심화되는 ESG 정치화 논쟁 등 복합적인 요인에 기반한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상황은 반대로 흘러갔다. 1분기 유럽 지속가능펀드가 109억달러(약 14조9984억원)를 유치하며 이전 분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현재 유럽이 글로벌 지속가능펀드 자산에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약 84%로 압도적 1위다. 2위는 11%로 미국이 차지했다.
로이터는 미국과 유럽이 상반된 결과를 보인 원인으로 ‘상반된 정치적 기조’를 지목했다. 유럽의 소비자들과 정치인들은 친환경 제품과 기후 관련 규제를 지지해왔다. 반면 미국은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주 출신의 공화당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기업은 전통적인 재무적 성과에 집중해야 한다며 ESG 투자를 공격해왔다.
다만 이번 유럽의 회복세 또한 약 1300억달러(약 179조2700억)가 유입됐던 2021년 4분기에 비하면 여전히 상대적 약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지속가능펀드 시장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1분기 순유입 규모가 적다는 점에서 ESG과 지속가능펀드에 대한 유럽 투자자들의 전통적인 지지가 과거보다는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 원인으로는 높은 금리, 인플레이션, 일부 국가의 경기 침체 등 어려운 거시경제 환경을 꼽았다. 투자자들 또한 2022년 에너지 섹터 비중 축소 및 기술 섹터 비중 확대로 인한 ESG 투자 실적 부진으로 신중해졌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지난 분기 재생에너지 기업들은 금융 비용 급증, 원자재 인플레이션, 공급망 중단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패시브 투자 선호도 지속... 선거 앞두고 투자 행보는 '보수적'
액티브 투자와 패시브 투자의 인기도 극명히 갈렸다.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에는 220억달러(약 30조2896억원)가 유입됐으나, 펀드매니저의 재량이 큰 액티브 투자에서는 110억달러(약 15조1448억원)가 유출된 것이다. 다만 175억달러(약 24조940억원)가 빠져나갔던 지난해 4분기보다는 그 하락폭이 감소했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투자자들이 비용 효율성을 추구하며 시장 민감도가 높지 않은 평균적인 투자 수익률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신규 론칭 펀드는 지난해 4분기 176개에서 이번 1분기 87개로 전 세계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모닝스타는 이 수치는 추가로 집계된 데이터가 있을 경우 조정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반(反) ESG 공격의 표적이 된 블랙록은 680억달러(약 93조6088억원)를 유치하며 자산운용사 중 1위를 차지했다. 아문디가 370억달러(약 50조9342억원), UBS가 360억달러(약 49조5576억원)로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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