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소매업체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따라 공식적으로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폐지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소수계 단체 후원과 직원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타깃(Target), 아마존(Amazon), 트랙터 서플라이(Tractor Supply) 등은 DEI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종료했으나, 소수자 관련 행사 후원과 사내 자원 그룹 운영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ChatGPT 생성 이미지/임팩트온
ChatGPT 생성 이미지/임팩트온

 

美 소매업체, DEI 공식 철회… 내부에서 조용한 지원

기업들은 법적 리스크를 고려해 외부적으로는 정책을 폐지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소수계 단체와의 협력을 지속하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랙터 서플라이는 지난해 유색인종의 관리직 승진을 돕는 DEI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인력 다양성 데이터를 수집하던 활동도 중단했다. 그러나 회사 내부에서는 여전히 소수 직원을 위한 리소스 그룹을 운영 중이며, 기존 DEI 담당자에게 관련 업무를 계속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확인된다. 

타깃 역시 올해 초 DEI 프로그램을 철회하며 흑인 직원 비율을 20%로 높이려던 목표를 중단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특정 소수자 단체들과의 관계를 지속하고 있으며 인재 확보와 고객 대응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마련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마존도 공식적으로 DEI 정책을 축소했지만, 실질적인 지원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회사 대변인은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한 목표이며, 이를 위한 방안을 지속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들은 DEI 정책을 유지하며 소수계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애플과 코스트코는 주주총회에서 DEI 축소안을 부결시켰으며, 특히 코스트코는 19개 주 법무장관의 철회 요구에도 불구하고 기존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로펌 깁슨 던 앤 크러처의 DEI 담당 변호사 제이슨 슈워츠는 “기업들은 법적 책임을 피하면서도 내부적으로 DEI 가치를 유지하려는 균형을 찾고 있다”며 “공식적으로는 정책을 폐지하면서도, 직원과 고객을 고려해 조용히 후원을 지속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수자 단체들, 후원 거부로 보이콧 

기업들의 이중적 태도에 대해 일부 소수자 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타깃과 오랜 기간 협력해 온 성소수자 지원 비영리단체인 ‘트윈시티 프라이드(Twin Cities Pride)’는 타깃이 DEI 정책을 축소한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후원을 거부했다.

트윈시티 프라이드는 타깃이 지난해 프라이드 행사 관련 제품을 일부 매장에서 철수한 데 이어, 올해 DEI 정책을 공식 철회하자 5만달러(약 7200만원)의 후원을 거절했다. 단체 측은 “기업이 공식적으로 DEI 정책을 포기한 상황에서, 후원을 받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흑인 기업가 셸레타 브런디지도 비슷한 결정을 내렸다. 그는 매년 미네소타 주의회에서 열리는 ‘흑인 기업가의 날’ 행사를 주최하는 인물로, 올해 아마존의 1만달러(약 1400만원) 후원을 거부했다. 브런디지는 “아마존이 DEI 정책을 철회한 후, 후원은 단순한 홍보 수단으로 보인다”며 “진정성 없는 지원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미네소타 주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셸레타 브런디지/셸레타 브런디지 웹페이지
미네소타 주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셸레타 브런디지/셸레타 브런디지 웹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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