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 이슈가 탄소중립 및 기후변화만큼 중요한 글로벌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탄소배출을 가장 많이 하는 벤치마크 기업을 상대로 파리기후협정 달성을 촉구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CA(Climate Action) 100+는 올해 말까지 네이처(Nature) 100+를 출범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CA 100+에는 블랙록,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등 545개 이상의 투자자들이 참여해 이들의 자산규모는 54조달러(6경1100조원)에 달한다.
‘네이처 100’의 아이디어는 지난해 세계은행(WorldBank)의 보고서 ‘자연을 위한 민간금융 활성화(Mobilizing Private Finance for Nature)’ 보고서에서 나왔으며, 보고서에는 “자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위 100대 기업을 평가하고 ‘기후액션 100+’와 비슷한 기관을 설립해, 공급망의 녹색화를 포함한 기업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보고했다. 로베코(Robeco), HSBC글로벌자산운용, 미로바 등 37곳의 투자자가 네이처 100+ 참여를 선언했으며, 늦어도 2024년까지 “생물다양성에 관한 협력, 관여, 평가, 목표 설정 및 보고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블랙록, 관여 우선순위로 '자연자본'을 지정
이와 함께 기업 인권에 관한 순위평가를 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세계 벤치마킹 얼라이언스(WBA)’는 자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평가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BA는 500~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산림, 농업, 관광산업 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을 밝혔다.
이 같은 변화를 이끈 주요 동인 중 하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다. 블랙록은 2021년 기업 관여(engagement)의 우선순위 중 하나를 자연자본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블랙록은 ‘블랙록 투자 스튜어드십(BlackRock Investment Stewardship)’ 문서를 통해 2021년 기업 관여의 우선순위 5가지를 밝혔는데, ‘이사회 퀄리티 및 효과성’ ‘기후 및 자연자본’ ‘전략, 목적, 재무 탄력성(resilience)’ ‘가치 창출과 연계된 인센티브’ ‘사람들에게 미치는 기업의 영향’ 등이 그것이다. 블랙록은 보고서에서 “지속가능한 사업 관행을 위해 기업들이 자연자본의 의존성과 영향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탄소발자국이 ‘기후 회계’의 기초가 되었듯, 향후 ‘자연 회계’의 기초가 될 ‘생물다양성 발자국(biodiversity footprint)’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도 이곳저곳에서 감지된다. 카너 블루 캐피털(Karner Blue Capital)은 악사(AXA), BNP파리바자산운용, 미로바자산운용, 시코모어자산운용 컨소시엄을 이룬 ‘자연기반 데이터 및 측정지표’에 관한 투자자그룹에 최근 참여했다. 이 컨소시엄은 구체적인 방법론과 측정도구를 개발하기 위해 프랑스 환경자문기관인 ‘아이케어(I Care&Consult’와 데이터 제공업체인 ‘아이스버그 데이터랩(Iceberg Data Lab)’과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들은 연말까지 자신들의 포트폴리오 기업 및 벤치마크 기업들의 생물다양성 발자국을 계산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문디(Amundi), 아비바(Aviva), 시코모어(Sycomore)자산운용 등 18개 금융기관은 21일(현지시각) 생물다양성을 위한 금융의 약속(Finance for Biodiversity Pledge)’에 서명했다. 이로써 서명 기관은 55곳에 달한다. 이들의 약속은 늦어도 2024년까지 생물다양성에 관한 협력, 참여, 목표설정, 보고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있다.
PRI(책임투자원칙), 삼림벌채 대처 투자자그룹 조성
이와 함께 ‘책임투자원칙(PRI)’는 삼림 벌채에 대처하는 새로운 투자자그룹을 만들고 있다. 이 그룹은 “삼림 벌채를 종식시키기 위해 협력하고, 기존에 있는 데이터, 가이던스(지침), 측정도구 등을 활용해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발표되진 않았지만, 투자자들은 6월 10일까지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평가기관 피치 또한 지난달 보고서에서 “자연자본을 지키기 위해 국가와 민간 투자자가 힘을 모아 생물다양성을 위한 글로벌 틀과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피치는 보고서에서 “현재 시점에서 기업들은 자신들의 생물다양성 발자국을 측정하기 어렵고, 투자자들 또한 생물다양성 리스크에 관한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노출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이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 시장 및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보고 프레임워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도의 경우 2022년까지 최대 1000대 상장기업의 경우 새로운 지속가능성 보고규제(sustainability reporting requirements)의 하나로 생물다양성 성과를 공개해야 한다.
‘EIS 기후변화 기금’을 포함한 투자자들은 650만파운드에 달하는 시리즈 A투자금의 일환으로 데이터 회사인 ‘네이처매트릭스(NatureMetrics)’에 150만 파운드를 투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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