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루이지애나에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전력 인프라 확보에 나섰다.
로이터는 20일(현지시각), 루이지애나 공공서비스위원회가 메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충당을 위해 엔터지(Entergy)의 천연가스 발전소 3기 건설 계획을 신속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민관 협력형 초대형 인프라 프로젝트’가 본격화됐다.
하이퍼리온, AI 슈퍼 클라스터 상용화 위한 세계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
메타는 루이지애나주 리치랜드패리시에 약 400만 평방피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하이퍼리온(Hyperion)’을 건설 중이다. 이는 세계 최초로 기가와트(GW) 단위 AI 슈퍼클러스터를 상용화하겠다는 메타 전략의 일환이다.
실제로 메타는 지난 5월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AI 연구를 전담하는 ‘슈퍼인텔리전스랩(Superintelligence Labs)’을 신설했으며, 올해 AI 데이터센터 설비투자 규모도 지난해 대비 640~720억달러(약 84조5000억~95조원)로 약 2배 가까이 상향 조정했다.
하이퍼리온 데이터센터는 약 40억 달러(약 5조2800억원)가 투입되는 메타의 전 세계 데이터센터 중 최대 규모로 꼽힌다. 2030년 완전 가동 시 최대 5기가와트(GW)의 전력을 소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엔터지 루이지애나는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가스터빈 3기 신규 건설을 확정했다. 각 발전소는 2200MW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며, 신규 송전선 건설과 최대 1.5GW 규모의 태양광 발전도 병행해 전체 발전 용량을 약 20% 늘릴 계획이다.
엔터지 대표 필립 메이는 “세계에서 가장 선도적인 데이터센터의 전력을 지원하는 동시에, 전력망 안정화·지역 경제 활성화·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분석기관 세미애널리시스(SemiAnalysis)는 메타가 2026년 준공 예정인 오하이오주의 프로메테우스 데이터센터에 이어 이번 하이퍼리온 데이터센터까지 현실화되면, 세계 최초로 1GW 이상의 슈퍼클러스터를 가동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타 데이터센터 운영 전력 위해 대규모 전력 공급
로이터,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은 단일 기업을 위해 대규모 전력 인프라가 신설되는 이례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엔터지의 천연가스 발전소는 전력망과 연결돼 타 고객에도 공급되지만, 이번 투자는 메타의 슈퍼클러스터 운영을 뒷받침하는 데 중점을 뒀기 때문에 사실상 메타 전용에 가까운 맞춤형 전력 인프라로 볼 수 있다.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방식이 아닌 자체적이고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조달 능력을 확보한 것이 차별화된다.
여기에 루이지애나 규제당국의 특례 승인까지 더해져, 정책적 지원을 확보한 점도 결정적이었다. 다만 승인 과정은 논란을 낳았다. 공공서비스위원회는 당초 행정판사가 이해관계자 간 분쟁을 조정한 뒤 권고안을 제출하고, 이를 토대로 10월 표결에 부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식 권고안 절차를 생략하고 곧바로 표결을 강행했으며, 그 결과 4대 1로 통과됐다.
소비자단체 에너지부담완화연합(Alliance for Affordable Energy)은 '공식 절차를 무시한 성급한 결정'이라고 비판했지만, 루이지애나 측은 이를 통해 막대한 투자 유치와 지역 경제 활성화, 산업 다변화를 이끌 수 있다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메타, 전력 비용 전부 "자체 부담해"… 재생에너지 발전 추가 확보 예정
이번 결정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가 큰 반면, 전기요금 부담이 주민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5억5000만달러(약 7조2600억원)에 달하는 송전선 건설 비용이 계약에서 제외된 점이 논란의 핵심이다. 비용을 우선 엔터지가 부담하더라도, 결국 일반 고객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민단체 에너지 부담 완화를 위한 연합 로건 버크 전무는 “규제 당국이 대형 기술기업의 이익과 엔터지의 수익을 주민 전기요금 위에 올려놓았다”며 “전기요금뿐 아니라 수자원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전력 수요 문제도 만만치 않다.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전력이 약 2500MW에 달하며, 이는 뉴올리언스 연간 전력 사용량의 3배에 달한다. 이로 인해 지역 전력 체계 전반에 심각한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메타는 이에 대해 인프라 구축 비용 상당 부분을 직접 부담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커버그 CEO는 “우리는 광고 사업에서 확보한 자본으로 이를 추진할 수 있다”며 “지난해 약 1650억 달러(217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루이지애나 전역에서 태양광 중심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전량을 상쇄할 수 있을 만큼의 청정·재생에너지 발전을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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