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광고 감시기관, 셸의 이산화탄소 배출 크레딧(credit) 광고 오해의 소지 있어

석유메이저 셸./ 홈페이지
석유메이저 셸./ 홈페이지

기후 변화 대응과 관련해 석유메이저인 셸(Shell)의 역할에 대한 압박이 증가하고 있다. 셸은 최근 네덜란드에서는 그린워싱 소송에서 패소하고, 미국에서는 뉴저지주로부터 석유의 악영향을 대중에게 은폐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했다.

블룸버그의 21일(현지시각) 보도에 의하면, 네덜란드의 광고 감시기관은 셸의 이산화탄소 배출 크레딧(credit)을 홍보하는 광고가 오해의 소지가 있으므로 철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로써 이 판결에 대해 셸은 더 이상 항소할 수 없게 됐다.

셸의 광고는 고객들에게 화석연료에 대해 추가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하고, 추가 비용은 연료로 생성된 오염을 보상하는 배출 감소 프로젝트의 크레딧을 산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네덜란드 규제 당국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여겼던 캠페인과 비슷한 광고를 올해 또 다시 시작한  것이다.

네덜란드의 광고 코드 위원회(Advertising Code Committee)의 항소 위원회는 "셸의 이산화탄소 배출 크레딧이 이산화탄소 흡수를 실제로 실현할 수 있다는 증거가 없거나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셸은 올 여름 초, 광고 코드 위원회가 자사 캠페인이 화석연료를 통해 야기하는 피해를 제거한다는 것을 입증할 방법이 없다고 다시 한번 결정하자 항소했다. 다만, 광고 코드 위원회는 자율 규제기관으로, 판결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셸에 따르면, 자사 광고에는 속임수라고 볼 만한 것이 없다고 한다. 셸의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셸은 이번 판결에서 네덜란드의 광고 코드 위원회가 내린 결론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 않으며,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셸은 이산화탄소 보상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이점을 제공하는지 더 명확히 하기 위해 문구를 조정하고 있다고 했다.

 

셸, 뉴저지주로부터 온난화에 대한 석유의 영향 속였다고 소송 당해

셸은 미국에서도 소송을 당했다. 미국 뉴저지주는 기후 변화에 대해 셸을 포함해 엑손모빌, 셰브론, BP, 코노코필립스 등 5개 석유기업에 대해서 온난화에 대한 석유의 영향을 속였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블룸버그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매슈 플랫킨(Matthew J. Platkin) 뉴저지주 검찰총장은 엑손모빌, 셸오일, 셰브론, BP, 코노코필립스가 화석연료 소비가 기후에 재앙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부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각) 성명서에서 밝혔다.

플랫킨 검찰총장은 "화석연료 소비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인식은 굉장히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피고들은 50년 이상 화석연료 제품으로 인한 온실가스 오염이 지구의 기후와 해수면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엑소모빌의 대변인 케이시 노튼(Casey Norton)은 "이와 같은 법적 절차는 수백만 달러의 납세자들의 돈을 낭비하고 기후 변화의 위험을 줄이는 의미 있는 행동을 진전시키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엑손모빌은 증가하는 사회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성명서로 대응했다.

셰브론의 변호사인 시어도어 J. 부토러스 주니어(Theodore J. Boutrous Jr.)는 이 소송을 "진정한 해결책을 찾으려는 시도는 아니다"라며, "셰브론은 주장된 주장들이 법적, 사실적으로 가치가 없다고 믿고 있으며 법정에서 이를 입증할 것"이라고 성명서에서 밝혔다.

한편, 셸도 성명서에서 "기후 변화만큼 큰 도전을 해결하는 것은 진정으로 협력적이고 사회 전반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법원이 기후 변화를 다루는 올바른 장소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셸을 포함한 모든 기업 부문과 시민 사회의 행동으로 뒷받침된 정부의 현명한 정책이 해결책에 도달하고 진전을 이끄는 적절한 방법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BP와 코노코필립스는 논평을 거부했다.

이 소송은 트렌턴(Trenton)의 주 법원에 제기됐으며, 산업 단체인 미국석유협회(American Petrolement Institute, API)도 피고인에 포함됐다.

API는 성명서에서 "지난 20년간의 기록은 업계가 배출량과 환경 발자국을 실질적으로 줄이면서 미국 소비자에게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는 미국 에너지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달성했음을 보여준다"며, "이를 부정하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이번 뉴저지주의 소송은 엑손모빌이 향후 기후 변화 규제에 대비하기 위해 내부 회계에서 탄소에 대한 '대리비용(proxy cost)'을 사용했다고 주주들에게 거짓말을 했다가 패소한 다른 주들의 시도와 비슷하다. 엑손모빌은 뉴욕을 포함한 6개 이상의 다른 주들의 소송에서 패소했으며,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같은 주들이 제기한 소송은 여전히 계류 중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MPACT ON(임팩트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