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평가는 신용평가 아냐, 애널리스트 의견을 정부가 규제하냐" 반문
기후 데이터 및 포트폴리오 전략 담긴 데이터 구독모델 제공할 것
“ESG 평가의 정합성(conformity)에 관한 모든 논쟁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ESG 평가기관의 3대 큰손 중 하나인 MSCI의 헨리 페르난데스(Henry Fernandez) 대표가 3일 FT(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 그는 ESG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각종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입장을 밝혔다.
EU에서는 현재 ESG 평가기관별로 등급간 격차가 너무 커서 평가점수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 이와 함께 ESG평가기관의 이해상충 문제로 인한 규제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페르난데스 대표는 이에 대해 “ESG 평가는 신용평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를 규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우리 모두한테 똑같은 티셔츠를 맞춰 입으라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ESG등급을 평가할 때, 어떤 사람들은 사회(Social) 부문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싶어하고, 어떤 사람들은 환경(environment)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싶어한다. 한 기업에 대해 완전히 다른 평가등급이 제공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정부가 ‘우리는 이 평가등급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정확하게 규정할 거야’라고 해버린다면, 문제가 있다. 정부는 ‘ESG 정보공시’를 규제하면 된다. ESG를 따르지 않으면서도 ESG라는 이름을 붙이는 자금을 규제하면 된다.”
페르난데스 대표는 “더 많은 규제를 만들수록 (오히려) 우리에게 경쟁우위를 주고 진입장벽을 만들게 될 뿐이라는 사실을 규제당국에 항상 경고한다”고 말했다.
“ESG평가기관 규제를 요구하는 단체들이 많다는 점을 볼 때, 일부 기업들은 자신이 받는 ESG평가등급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들은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 낡은 규범과 낡은 모델 뒤에 숨기를 원한다. 때로 돌을 던지기도 한다. 그래서 항상 메시지 자체보다 메신저와 메신저의 동기가 무엇인지 보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대형 정유사들에게 변해야 한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이런 규제 내용들은 그들로부터 오는 경우가 많다.”
페르난데스 대표는 “애널리스트가 한 회사를 평가할 때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항목이 다르듯이, 애널리스트가 보는 회사의 가치에 대해 정부가 어떻게 규제할 수 있느냐”며 “ESG 평가등급은 무엇을 중요하게 보는지에 대한 의견의 영역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ESG보다 기후가 더 커질 분야라고 믿어"
흔히 MSCI와 같은 지수 사업자들(index providers)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린다. 지난 7월말 2분기 실적 발표에서, MSCI는 4억9819만달러(약 5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21.6% 늘었으며, 영업이익률은 51.7%에 달한다. MSCI의 매출에서 ESG 및 기후 관련한 사업군은 전체의 8%를 차지한다. 페르난데스 대표는 FT 인터뷰에서 “향후 전 세계 기업의 기후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를 정기구독 형태로 제공하는 사업모델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의 기후 연구는 데이터 추정과 향후 데이터 궤적을 제공하는 모델이 될 것이다. 나는 ESG보다 기후가 더 커질 분야라고 믿는다. ESG는 현재 필수품이지만, 아직 기후는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수십 년이 아니라, 몇 년안에 우리는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다. 2050년을 탄소중립이라는 목표 때문에 30년이 남았다고 생각하지만, 몇 년 안에 자본의 재분배와 자산 재조정이 있을 것이다.”
페르난데스 대표는”ESG 및 기후와 관련한 고객을 확장하기로 전략적인 결정을 했다”며 “기존에는 금융시장의 자산운용사, 은행, 거래소 등이 고객이었다면, 앞으로는 전 세계의 기업이 우리의 고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광산기업이 있다고 할 때 우리는 이 회사의 규모, 운영현황, 이들이 운영하는 광산 종류, 직원 수 등 수많은 자료를 수집한다. 상당수는 회사별 탄소 배출량을 충분히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넷제로를 공약한 기업들의 자료를 모두 모아보면, 몇 년도까지인지, 중간목표는 무엇인지, 계속 탄소를 내뿜는 기업은 어디인지 알 수 있다. 그런 다음 회사별 잠재 온난화 지표를 만들 수 있다. 회사의 탄소 배출량 비율과 함께, 3℃, 2℃, 1.5℃ 기준의 세계와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알 수 있다. 공기업, 민간기업, 부동산 등 전 세계의 모든 기업에 대한 측정 기준을 갖게 될 것이다. 현재 기업별 포트폴리오로 보면 지구는 2.8℃에 근접해있다. 이를 1.5℃나 2℃로 낮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전략을 짤 수 있다. MS와 제휴해, 이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적용 모델을 갖고 있다. 언젠가 우리는 이를 구독 형태로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 세계 어느 회사든지 탄소 배출량 추정치, 넷제로 목표, 이들의 (탄소중립) 계획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
한마디로 전 세계 기후 시나리오 포트폴리오를 가진 ‘블룸버그 터미널’ 같은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말이다. 그는 “앞으로 M&A 방향도 기후와 ESG”라며 “기후 데이터와 기후가 자산에 미치는 영향(금융 손실 포함)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데이터 세트를 인수하거나 전문가들과 협력하기 원한다”고 밝혔다.
MSCI 헨리 페르난데스 대표는 지난 7월말 열린 회사의 컨퍼런스 콜에서 “COP26을 앞두고 ‘넷제로를 위한 글래스고 금융연합’과 제휴해, ‘넷제로 금융서비스 제공자 연합’을 조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계의 지수 데이터 제공업체, 신용평가사, 회계법인 등과 함께 투자자들과 기업을 넷제로로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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