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마란이 1일 ‘기업을 변화시키는 5가지 ESG 정책 동향’이라는 제목의 미니 리포트를 내놓았다. /임팩트온
데이터마란이 1일 ‘기업을 변화시키는 5가지 ESG 정책 동향’이라는 제목의 미니 리포트를 내놓았다. /임팩트온

 

2021년을 마무리하는 12월, 많은 기관에서 2022년 전망을 내놓기 시작하고 있다. ESG 데이터&컨설팅기업 데이터마란(Datamaran)은 1일(현지시각) ‘기업을 변화시키는 5가지 ESG 정책 동향’이라는 제목의 미니 리포트를 내놓았다. 

데이터마란은 “지금까지 ESG는 주로 자발적인 관행으로 정의되어왔으며 주요 정책입안자(시장 당국과 국내외 규제당국)들이 시장을 ‘관망하는(sit and stare)’ 접근법을 채택해왔다”면서 “상황이 역전돼 이제 규제당국은 기업이 기후와 ESG에 관한 공공정책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구속하는 엄격한 의무 요건을 도입하려고 경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데이터마란은 기업과 투자자,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5가지 주요 정책 동향을 소개하고 있다. 

 

#1. 더이상 이해하기 힘든 ESG표준은 없다

ESG는 항상 진화하기 때문에 새로운 가이드라인과 표준이 등장하지만, EU의 의무적인 지속가능성 보고기준(Sustainability Reporting Standards), IFRS(국제회계기준)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사실상의 표준이다. 이러한 통합 움직임은 중요하지만, 그게 게임의 끝은 아니다. 

데이터마란은 “기업들은 회계감사와 공시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관련 표준을 계속 사용하기 위해, 자신들의 이슈와 연관된 표준이 왜, 어떻게 정당화되는지에 대한 신뢰할만한 프로세스를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ESG 표준이나 가이드라인 통합이 윤곽을 보이려면 향후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자신들의 지속가능성 전략에 맞춰 표준이나 가이드라인 적용의 기준을 갖고 이를 소통해야 한다는 조언으로 보인다. 

 

#2. ESG 택소노미 시대가 시작됐다

EU는 어떤 활동이 지속가능한지, 아닌지에 관한 ‘택소노미(taxonomy, 친환경분류체계)’를 최초로 출범시켰다. 이제 택소노미는 캐나다, 중국, 영국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2022년 미국도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 흐름을 주도하며 비슷한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리 겐슬러 미 SEC 위원장은 앞서 금융안정감독위원회(Financial Stability Oversight Council)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펀드 명칭 규칙(fund name rule)’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속가능투자의 기준을 정하고 그린워싱(green washing, 위장 환경주의)을 막기 위해  펀드 명칭에 대한 규칙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었다. 

 

#3. (법령의) 집행

ESG 시장 와치독(market watchdogs)의 움직임이 날카로워졌다. 가장 최근에는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가 국제회계기준재단의 ISSB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EU증권감독청(ESMA)은 올해 시행 우선순위로, “IFRS 재무제표에 공시된 (재무)정보와 기후관련 문제에 관한 비재무정보 사이의 일관성, 기후위험을 고려했는지, 기후위험에 관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불확실성을 추정하는 정보공시를 제대로 했는지” 등을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미국 SEC는 이미 기업들에게 기후 위험에 관한 공시를 보다 명확하게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SEC의 서한은 매우 날카롭게 현재 기업들의 재무공시와 비재무공시의 불일치 문제를 건드리고 있다. “기업들은 왜 ESG보고서(지속가능보고서)에서 ‘중요한 리스크’라고 명시한 내용들을 연례보고서인 10-K보고서에는 전혀 다루고 있지 않은가”에 관한 질문이다. 이러한 불일치를 잠재적인 위험신호라고 보고 있다.  

기업 리스크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SEC의 집행부 책임자인 거비 그로월(Gurbir Growal)은 “ESG를 누락시키는 기업들은 잠재적으로 심각한 트러블에 처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ESG콘텐츠와 관련해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잘못된 정보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ESG에 대한 기업의 침묵(silence) 문제에 관한 것이다. 기업들은 자료 공시에 누락된 것이 없다는 걸 증명할 필요가 있으며, 중요한 위험과 기회를 결정하는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SEC는 물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세계 최초의 ‘지속가능한 상장(sustainable IPO)’로 상장하려고 떠들썩했던 신발회사 올버즈(Allbirds)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올버즈는 SEC와 환경 비평가들의 압벽을 받아, 이달 상장 전에 이러한 주장을 철회했다.  

 

4.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기술 

AI(인공지능)과 NLP(자연어처리기술) 등 현재 가용한 기술들을 모두 사용할 경우, ESG 위험 식별과 보고(공시)에 대한 데이터 중심적이고 감사(audit)도 가능한 접근방법을 취할 수 있다. ESG와 재무정보를 연결하고, 이해관계자를 포괄하며, 전략적인 집중이 가능해지면서, 미래 지향성을 모두 실현할 수 있다. 

기업이 공시하는 정형 데이터만이 아니라, AI와 NLP를 이용한 비정형 데이터를 기초로 한 기업 공시자료 분석 또한 중요해지는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5. ESG 등급의 다음은?

블랙박스에 가까운 평가방법론과 점수들 간의 상관관계가 낮은 ESG등급은 규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ESMA는 이미 유럽위원회(EC)에 “투명성을 보장하고, 이해상충을 막을 필요가 있으며, 시장 참여자의 이익을 위한 더 나은 평가등급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ESG평가등급에 관한 규제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ESG표준, 택소노미 등 다른 정책들과 마찬가지로, 이는 각 국가별로 다른 규제방식을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마란은 “ESG 전략을 짤 때 EU의 지속가능성 표준 의무화에서 중요한 관점인 ‘이중 중요성(double materiality)’의 실행이 성숙해지고 있다”며 “기업들의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는 보다 외부관점을 반영한(outside-in), 미래 지향적인(forward-looking) 관점을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ESG, 재무, 리스크 및 컴플라이언스간의 전통적인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마란은 “기업 리더들은 데이터 분석에 의존하는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하며, ESG보고서(지속가능보고서)는 비즈니스의 핵심적인(critical) 이슈에 대한 스토리를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고 밝혔다. 

ESG 데이터를 통해 자본 할당, 예산 설정, 현금 흐름과 예측 등 모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게 미래 CEO를 비롯한 C-레벨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게 데이터마란의 설명이다.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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