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거대 석유기업 BP(British Petroleum)는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멕시코만(U.S. Gulf of Mexico)에 위치한 한 시추시설의 석유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고, 올해 말까지 최신 생산 플랫폼을 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멕시코만과 캐나다를 담당하는 스탈리 사이크스 BP 전무는 "최신 생산 허브를 중심으로 석유 탐사를 계속하겠다"고 주장했다. 

BP는 전기차 충전소 설치와 개발에도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와 석유 생산량을 모두 늘리는 행보는 BP가 또다시 그린워싱 논란에 휘말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BP는 2050년 넷제로 계획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석유 및 가스 생산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성장시켜서 새로운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BP
BP는 2050년 넷제로 계획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석유 및 가스 생산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성장시켜서 새로운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BP

 

석유 및 가스 생산량 확대…저탄소 사회 경로에 모든 솔루션 동원

BP는 썬더홀스(Thunder Horse) 유전에서 연말까지 일일 석유 생산량이 현재 10만 배럴(boepd)에서 20만 배럴로 두 배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썬더홀스는 2004년 대우조선해양에 의뢰하여 만든 초대형 원유시추 생산설비다.  

BP는 90억 달러(11조4000억원)에 달하는 매드독2 석유 프로젝트를 멕시코만에서 진행하고 있다. 아르고스는 멕시코만의 다섯 번째 핵심 생산 플랫폼이다. BP는 아르고스의 생산 수준을 25% 향상시킬 계획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멕시코만에서 지난 한 해 생산된 석유와 가스는 170만 배럴에 달하고, 대부분 심해 유전에서 생산됐다. BP는 지난해 9월 멕시코만 최대 유전 중 하나인 썬더호스 사우스(Thunder Horse South)의 확장 공사에 돌입했으며, 총 8개의 유전을 파서 2020년대 중반까지 40만 배럴의 생산량을 기록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BP는 해상풍력, 탄소포집프로젝트, 바이오 연료, 수소와 함께 천연가스를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한 ‘핵심 전환 연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사이크스 전무는 “저탄소 사회로 나아가려면, 우리는 모든 솔루션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기차 충천 인프라에 1조 6000억원 투자

'퇴행적 전략’이란 비판 뒤따라...

한편, BP는 2030년까지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2050년 넷제로 달성 목표를 발표하고, 석유 자산을 매각하며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  이 기업은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기 10만 개를 설치하고, 2025년까지 투자 자본의 40% 이상을 바이오 에너지와 EV충전, 재생에너지와 수소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P는 지난달 영국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10년간 10억 파운드(1조 6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거대 석유 기업은 블랙록과 초고속 전기차 스타트업 프리와이어 테크놀로지스에 1억2500만달러(1578억원)를 투자하고, 전기차 충전기를 만드는 트리티움과 공급계약을 맺는 등 전기차 충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는 사이크스 전무가 주장한 ‘모든 솔루션’을 동원하여 저탄소 사회로 나아가겠다는 주장에 입각한 행보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를 그린워싱으로 규정하는 연구와 주장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학술지 ‘플로스 원’에 게재된 한 논문은 석유 메이저 BP, 쉐브론, 엑손모빌, 로얄더치쉘은 “기후 관련한 선언과 정보공시는 늘었으나 실천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환경단체 세레스는 BP가 향후 10년간 석유 생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절대 배출량의 40%를 줄이겠다고 했으나, 스코프3는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었다. 씽크탱크인 인플루언스맵은 이 기업이 에너지 전환을 방해하는 로비활동을 하는 등 기후 퇴행적인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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