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은행 등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까지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전 세계 금융당국이 기후변화 스트레스 테스트 계획을 연이어 발표했다.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2~3년 내 은행 등의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한 노출빈도가 증가해 기후변화 스트레스 테스트가 금융권의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 툴은 지속적으로 개발되어야 할 숙제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바젤 은행 감독위원회(BCBS)는 중앙은행, 규제기관 등에 기후변화 리스크 평가와 관리를 위해 금융안정위원회(FSB)와 협력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규제기관과 시장참여자들이 기후리스크 관리가 제시하는 과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출처: 국제금융센터 보고서
출처: 국제금융센터 보고서

오는 4월 프랑스는 주요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기후변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를 시작한다. 프랑스는 지난해 12월 테스트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영국은 6월부터 매년 테스트를 시행할 예정이며 유럽 및 아시아 주요국가는 올해와 내년 중에 테스트를 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금감원에서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 개발을 추진 중이다. 주요국들은 테스트 방법론은 녹색금융협의체(NGFS)에서 발표한 시나리오 분석방법을 채택했다. 

대표적인 기후변화 스트레스 테스트 방식은 시나리오 분석방법으로, 물리적 및 전환 리스크 변수들을 고려해 기후변화가 금융기관에 미치는 잠재적 리스크를 평가한다. 테스트 방식은 2018년 네덜란드의 경우 중앙은행(DNB)이 자체개발한 톱다운 방식의 에너지전환 리스크 평가방식을 사용한다. 

기후변화 시나리오 방식은 기존의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와 달리, 기후리스크가 장기간에 걸쳐 발생한다는 것을 전제한다. 미래예측 모델에 의존하며 보편적 리스크보다 극단적 상황에 대한 영향력이 크다고 상정한다. 

리스크는 물리적 리스크와 전환 리스크로 나뉘는데, 유럽에서는 물리적 리스크와 전환 리스크 모두의 영향에 초점을 맞춰 스트레스 시나리오 분석을 진행하지만 아시아에서는 물리적 기후리스크에만 초점을 두며 분석하는 경향이 발견됐다. 물리적 리스크는 홍수피해와 같은 기상이변 등의 기후변화로 인한 리스크다. 전환 리스크는 파리협정과 같은 기후변화 정책 및 규정변경과 관련된 리스크를 말한다.

보고서는 “은행에 미치는 기후리스크를 정량 평가하는 것은 리스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비즈니스 평가에 대한 취약성을 재정립시켜 리스크관리 개발 등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했다.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다양한 기후변화 시나리오에서 손실흡수를 위해 보유해야하는 자본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보고서에서는 “아직 해당 테스트 결과를 금융감독 기준으로 사용하기엔 시기상조”라면서 “은행은 기후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야하며 내부 시나리오 분석을 계속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기후변화 스트레스 테스트는 거시경제 및 재정정책과의 매핑, 기후 리스크와 신용손실간 관계의 데이터 등이 부족한 점 등 일반적인 스트레스 테스트와 비교해 여러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는 “각국의 금융기관들은 광범위하고 세분화된 예측과 기후데이터 수집을 바탕으로 기후관련 리스크에 대한 충분한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분석도구를 개발하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지난 1월 열린 '녹색금융 추진 태스크포스(TF)' 전체회의에서 금융위원회가 3월부터 기후변화와 저탄소 사회로의 이행이 경제·금융부문에 미치는 리스크에 대한 관리·감독계획을 수립하기로 밝혔다. 1분기 내 금융권 BIS 감독에 기후를 반영할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중장기적으로 기후리스크를 금융업권별 건전성 규제와 감독·평가체계에 반영하는 방안 마련을 위해 올 2분기 중에 연구용역을 발주하기로 했다.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기후변화 및 탄소배출 산업의 자산가치 하락이 금융기관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분석도 추진한다.

출처: 금융위원회
출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탄소배출 감축비용을 신기술 개발 노력 없이 감축비용 상승 등으로 충당하는 경우 2027년부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급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9년에는 BIS 비율이 최소 의무비율(4.5%)에 근접한 4.7%까지 떨어졌다. 반면 재생에너지 발전, 전기차 등 신기술을 개발하는 경우에는 2029년까지 BIS비율이 2019년(12.4%) 수준으로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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