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지속가능성 보고 표준 초안을 공개하면서, 국제증권관리위원회(IOSCO)는 반기는 입장이지만 유럽과 미국 내 반응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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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CO는 지난 31일 "ISSB의 표준 초안 발표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IOSCO
IOSCO는 지난 31일 "ISSB의 표준 초안 발표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IOSCO

IOSCO는 지난 31일 표준 초안이 공개되자마자 “지속가능성에 대한 일관되고 비교가능한 정보 공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ISSB 표준 후속 개발 속도에 맞춰 최종 표준안을 빠르게 승인하겠다”고 밝혔다. 

표준 검토는 ▲투자자 중심인지 ▲금융 시장이 지속가능성 위험과 기회를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도록 돕는지 ▲강력한 감사 및 보증 프레임워크 개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IOSCO는 ISSB가 표준을 완성하는 대로 승인 절차를 마무리짓겠다는 입장이다. “IOSCO는 20년 전 IFRS 표준 승인을 통해 회계 표준 설정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며 “ISSB 표준 승인 또한 동일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CDP는 "ISSB의 초안을 환영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효과적이고 영향력 있는 표준이 개발됐다"고 말했다./CDP
CDP는 "ISSB의 초안을 환영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효과적이고 영향력 있는 표준이 개발됐다"고 말했다./CDP

CDP도 초안이 발표되자마자 “ISSB의 공개초안 발표를 환영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CDP는 CDSB, TCFD 등과 함께 ISSB와 전 세계 표준 마련에 노력해온 바 있다. CDP는 “다년간의 협력으로 가장 효과적이고 영향력 있는 표준이 개발됐다”며 “이제 그 비전은 현실화가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CDP는 “기후 관련 금융공시에 대한 세계 최초의 글로벌 표준 개발은 환경 공시의 획기적인 순간”이라며 “세계 금융 시장의 투명성, 책임성, 효율성의 향상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며 밝혔다. 또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환경 정보 공개 시스템, 전문성, 데이터 등을 통해 ISSB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ESG 정보공개 기준이 마련될 조짐을 보이면서 회계기준원은 이달 중 공개 초안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고, 번역본을 공개하기로 했다. 또 자문그룹과 정부 관계부처와 논의를 통해 ISSB에 국내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다.

회계기준원 관계자는 “ISSB가 공개한 기준이 우리나라 입장에서 어떠한지, 수용 가능한지, 정보 측면에서 유용한지 등을 살펴볼 것”이라며 “기후 관련해서도 국내에 있는 법령과 양립 가능한지 등을 분석하고 판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럽·미국은 "자체 보고 쓰겠다"

ISSB 표준은 재무제표에 초점 맞춰

지난해 COP26 이후 전 세계 ESG 표준을 만든다는 목표 아래 ISSB가 창설되고 초안까지 나왔지만, 표준이 하나로 모일지는 귀추를 지켜봐야 한다.

영국 국제회계사협회(ACCA)는 ”너무 많은 프레임워크와 표준이 있어 보고 지형이 점점 더 세분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영국은 ISSB 표준이 도입되면 이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나 EU위원회는 자체적인 규칙을 사용하겠다고 꾸준히 시사한 바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2020년부터 유럽 재무보고자문그룹(EFRAG)을 통해 EU의 지속가능성 공시의무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 4월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 초안을 제안했다. 올해 10월이면 4만9000개 모든 대기업에 적용할 이른바 ESG(지속가능성) 표준안을 채택할 전망이다. CSRD는 이른바 ‘이중 중요성(중대성) 관점’을 취하며 ISSB 표준보다 더 포괄적인 접근방식을 취한다. 

반면 ISSB의 표준은 재무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춘다. 에마뉘엘 파버 ISSB 회장은 31일 블룸버그 지속가능경영 서밋에 출연해 “초안은 회계에서 지속가능성을 구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게 우리 표준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회계에만 초점을 맞추면 기업을 바라보는 더 큰 그림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재정을 더 넓은 범위에서 해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SRD와 ISSB의 표준이 상당부분 공통점을 가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CSRD와 ISSB 모두 TCFD와 GRI와 협업을 진행하는 등 동일한 기존 프레임워크에 기초해 표준을 제작해 비교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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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파버 ISSB 회장은 “정부, 정책입안자, 민간 부문이 공동의 명분을 가지고 방법론을 개발하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면서도 “제일 중요한 건 자본시장을 위한 고품질 정보 공개와 세계적으로 비교가능할 수 있는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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